경주 교동 법주(慶州校洞法酒)           

 

지정번호
지정일자
현보유자 

제86-다호

1986년 11월 1일

배영신(裵永信, 1917년생) 

 

  경주 교동 법주는 영남 일대에서 첫손가락에 꼽히는 대지주였던 최부잣 집에서 누대에 걸쳐 빚어 온 비주(秘酒)이다.

 

  경주 교도 법주를 처음 만든 사람은 최국준으로, 조선 숙종때 궁중 음식을 관장하는 사옹원(司饔院)의 참봉을 지냈다고 한다. 사옹원 참봉은 임금의 수라상을 관리하는 실무 책임자로 미관말직이라 하더라도 아무나 할 수 없는 중요한 직책이었다. 최국준은 벼슬을 마친 뒤 낙향하여 법주를 빚었다고 하는 데 이로 미루어 짐작컨대 교동 법주가 궁중에서부터 유래한 술임을 추정할 수 있다.

 

  현재의 기능 보유자인 배영신은 최국준의 8대손과 혼인하여 약 40여 년이 넘는 세월을 봉제사(奉祭祀), 접빈객(접빈객)을 위하여 법주를 빚어 왔으니 그 솜씨는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요즈음에는 9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교동 법주를 빚고 있다.

 

  교동 법주는 물과 밀(누룩), 쌀(찹쌀, 멥쌀)로만 빚어지는 순수한 굑주이다. 이러한 좋은 술을 빚는 데는 예로부터 좋은 물과 양질의 누룩이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교동 법주는 경주시 교동에 있는 배영신 집안 마당의 우물물을 사용해 빚는다. 이 우물은 자연석의 재래식 우물로 일년 내내 일정한 수량과 수온을 유지하며 물맛이 좋기로 정평이 나 있다. 술을 담글 때는 이 물을 한 번 끓인 다음 식혀서 사용한다.

 

  교동 법주의 누룩은 통밀을 맷돌로 곱게 갈아서 체로 친 밀가루와 밀기울을 혼합하여 원료로 만든다. 먼저 멥쌀로 흰죽을 묽게 쑤어서 여기에 밀가루와 밀기울을 반죽한다. 누룩은 직경 35센티미터, 두께 10센티미터 정도의 원형판 모양으로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누룩은 보리짚이나 밀짚을 한 켜 놓고는 그 위에 누룩을 얹은 다음 다시 약쑥을 덮어 따듯한 곳에 둔다.

 

  누룩을 잘 띄우기 위해서는 적정한 온도가 필요한데, 시기적으로는 추수 직후가 가장 좋으며 실내 온도는 섭씨 30∼35도 정도가 적당하다고 한다. 띄우기가 완전히 끝난  누룩을 직사광선에 내놓고 앞뒤로 잘 말리는데 일단 마른 뒤에는 밤이슬을 맞추어 습기를 머금게 하고 다시 내다 말린다. 실제 법주를 빚을 때는 잘 마른 누룩을 빻아 곱게 체로 친 가루누룩을 사용한다고 한다.

 

  교동 법주 제조 방법의 가장 큰 특징은 밑술을 먼저 빚은 다음 이를 바탕으로 제2차 발효 과정을 거쳐서 원래의 술을 숙성시키는 것이다. 밑술은 농축 발효원액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밑술을 밎는 데 10일, 본술을 빚는 데 60일, 총 70일이 필요하며 술이 완성되면 최소한 30일정도 숙성시켜야 제맛이 난다고 한다. 따라서 제조하는 데 약 100일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

 

  이렇게 제조된 술은 보관 온도에만 주의하면 일년 이상도 보관이 가능하다. 알코올 도수는 누룩의 함량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보통의 법주는 알코올 함량이 16∼18퍼센트 정도 되는 것으로 측정된다. 영양성분은 교동 법주 100그램당 알코올 16∼18그램, 당분 4∼6그램, 단백질 0.5∼0.7그램, 열량 127∼132킬로그램 칼로리 정도로 분석되었으며 이 밖에 다른 특수한 성분이나 약용 성분은 발견되지 않았다.

 

  현재는 기능 보유자인 배영신의 장남 최경과 며느리 서정애가 기능 전수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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