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당선작
200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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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1999
1998







밤에 눈 뜨는 江


시조/유재영

최종심에 오른 작품은 '다시 쓰는 처용설화(서연정)''남산을 오르며(윤병길)''눈 그친산(배한 봉)''장작을 패며(김종렬)''과원에서(서한기)''밤에 눈뜨는 江(우은숙)''화석연료에 대한 통찰(이 우식)'등이었다.

이 가운데 마지막까지 남은 작품은 우은숙씨의 '밤에 눈뜨는 강'과 이우식씨의 '화석연료에 대한 통찰'이었다.두 사람의 작품 모두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만큼 당선권에 접근돼 있었다. 우은숙씨의 작품은 서정을 앞세운 미학적 균형미가 돋보였으며 이우식씨의 작품은 시종 패 기와 실험성으로 시적 긴장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작품의 완성도 면에서 볼 때 이우식씨의 경우 시어끼리의 충돌이 심하고 상상력의 공간이 너무 커보이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되었다.다시 말해서 그것은 수사학적 기교면에서 는 매력적인 한 방편이 될 수 있었으나 완전한 시인의 탄생으로 기대하기는 미흡한 면이 없 지 않았다.

이에비해 우은숙씨는 당선작으로 뽑힌 '밤에 눈뜨는 강' 이외에도 투고된 작품 모두가 한결 같이 안정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시적인 능력면에서도 든든한 신뢰를 갖게 했으며 선명한 이미지 정갈한 언어들은 기존 시조단의 상투성을 벗어나기에 충분했다.

당선작으로 뽑은 또다른 이유로 응모된 어느 작품들보다도 시조형식에 충실했다는 점을 들 고 싶다.최근 형식의 일탈이 새로움인 줄 아는 일부 시조단의 그릇된 풍조에서 볼 때 당선 작이 지니고 있는 빈틈없는 정형의 미덕은 상대적으로 커다란 장점이 되었으며 '강'이라는 보편적인 시적 대상을 가지고 이처럼 힘있고 부드러운 정서적 공간을 마련한 것도 정형에 대한 그의 남다른 인식의 결과로 높이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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