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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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







<사라진 아틀란티스, 또는 텍스트의 운명>을 뽑고나서

- 김성곤

최종심사 대상작은 박은경의 '아버지를 향산 실험', '이경의 '악몽으로의 초대', 안미영의 '육체적 담론을 통한 화해의 도정', 그리고 변지연의 '사라진 아틀란티스, 또는 텍스트의 운명' 이었다.

'아버지를...'은 장정일 소설의 부권 전복과 성별문제를 여성독자의 시각으로 탐색한 것은 좋았지만 다소 줄거리 해설식으로 흘러 주제가 희석되는 점이 아쉬웠다. '악몽으로의 초대'와 '육체적...'은 둘 다 상당한 수준의 문장력과 논리력을 갖추고 있었으며 바흐친적인 시각과 인식으로 주제를 이끌어 나가는 솜씨가 돋보이는 수작들이었다. 특히 몸 담론을 펼친 '육체적...'은 비록 논지와 주제가 충분히 복합적이지 못해 아깝게도 당선작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도 고려의 대상으로 남아 있었다.

'사라진 아틀란티스...'는 최근의 독서이론에 입각해 저자와 독자 그리고 독자와 텍스트와의 관계를 복합적으로 탐색한 평론이다. 텍스트의 분석도 줄거리 요약에 그치지 않고 심도있게 진행되고 있으며 현대 비평의 주요 곤심사들인 유희, 수수께끼, 부재, 흔적, 욕망, 우연, 지우기와 밑줄긋기 등의 모티프도 적재적소에서 논의되고 있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정도의 역량이라면 앞으로 좋은 글을 쓸 수 있으리라 생각되어 당선작으로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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