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 국내 최초로 ‘미카도자동차부’가 영업 광고를 낸 지 80여 년. 신차가 대거 출시돼 일대 격전을 예고하는 올가을, 자동차 광고마케팅은 지각변동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많이 변했다.
소비자들은 신차 이벤트가 중년남성 혹은 커리어우먼의 성공 이미지로 박제처럼 굳어지던 틀을 벗은 것이 우선 반갑다. 국내외 업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청춘스타로 젊은층을 아우르고 문화공연 등과 연계해 격조를 더한다.
17일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소개하는 닛산의 ‘뉴 인피니티 G35’. 신차 발표와 함께 지난해 세계 비보이(B-Boy) 대회를 휩쓴 ‘라스트 포원’의 올해 독일 ‘배틀 오브 더 이어’ 챔피언십 참가작이 공개된다.
르노삼성도 영화적 상상력을 마케팅에 더했다. 광고 ‘SM3와 고스트의 대결’은 유럽 고성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 영화를 닮았다. 홈페이지에선 관련 게임을 제공해 세련미와 재미를 동시에 추구하는 20, 30대 소비자들의 성향을 반영했다.
기아의 ‘뉴쎄라토’는 한발 더 나가 가식적인 고상함을 깨는 시도를 했다. ‘쎄라 쎄라 쎄라 쎄라토’라는 노랫말과 함께 엉큼함이 묻어나는 가수 싸이의 CF를 중심으로 광고패러디 로드쇼나 개그맨과 비보이의 길거리 공연을 벌인다. 스타와 문화 마케팅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해 비교적 낮았던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목소리의 톤이 훨씬 자신 있는 쪽으로 변한 현대차 CF에서도 달라진 트렌드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그랜저’ 광고의 “당신이 생각하는 수입차가 있다면 한번쯤 타보고 오라”에선 당당함이 묻어난다. ‘베라크루즈’ 역시 “세계 유수의 SUV들, 왜 긴장하는가”라며 SUV보다 한 단계 위란 의미의 LUV’를 표방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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