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초등생 논술 클리닉

  • 입력 2006년 10월 17일 03시 05분


▼논제▼

사람들은 종종 중요한 일을 앞두고 머리를 감지 않는다거나, 손톱을 깎지 않는 등의 행동을 하면서 나름의 ‘징크스’를 피하려고 합니다. 또 잘 풀리지 않는 일에는 ‘머피의 법칙’을, 생각 밖으로 잘 풀리는 일에는 ‘샐리의 법칙’ 등을 이야기하며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우연한 일들을 합리화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행동이나 생각의 원인을 생각해 보고,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400자 내외로 써 보세요.[4학년 1학기 도덕 2. 내 힘으로, 5학년 2학기 사회 3. 우리 겨레의 생활 문화]


▼논제분석▼

핵심 연계 교과 분석
교과목학년연계 단원논제와의 연계 요소
도덕4-12. 내 힘으로자주적인 생활이 필요한 까닭을 알고, 자주적인 사람이 되기 위한 계획 실천하기
사회5-23. 우리 겨레의 생활 문화‘민속을 통해 본 조상들의 삶’ 속에 담긴 정신 알아보기

이번 논제는 사회 현상의 여러 모습에서 공통점을 발견하고,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찾아 내 생각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사람들이 모여 사회를 이루면 그 사회 나름의 특징적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사회의 일원으로서 그러한 사회 현상을 이해하고 주관을 지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그 ‘주관’을 다른 사람에게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능력은 논술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이번 논제는 먼저 ‘징크스’, ‘머피의 법칙’, ‘샐리의 법칙’ 등 어려운 용어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이들 용어는 공통적으로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루어지는 일로 여기려는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자신의 삶 속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단정지음으로써, ‘자주적인 생활’에 어긋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징크스’나 ‘머피의 법칙’, ‘샐리의 법칙’이 반드시 부정적인 영향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징크스’는 대비하고 조심하여 나쁜 결과를 이끌어내지 않으려고 노력할 수 있고, ‘머피의 법칙’이나 ‘샐리의 법칙’은 생활 속에 일어나는 자그마한 에피소드를 해석함으로써 생활에 활력을 줄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점을 유념하여 상황을 바르게 인식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위와 같은 점들을 충분히 살핀 뒤, 자신의 의견에 적절한 근거를 들어 쓰는 것이 이번 논술의 핵심이다. ‘징크스는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돌파하라’고 한다. ‘머피의 법칙은 우연한 일이므로 염두에 두지 말라’, ‘샐리의 법칙 역시 우연한 일이므로 자만하지 말라’고 한다. 세 가지 조언의 공통점은 ‘자주적인 생활’, ‘강한 의지로 도전하는 삶’, ‘긍정적 사고와 적극적 생활’이다.

이렇게 현상을 아는 데에서 더 나아가, 극복하려는 슬기를 가지고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사회 현상에 매몰되기보다는 사회 현상을 이해하고, 주체적인 태도로 삶을 풍요롭고 슬기롭게 가꾸어가는 힘이야말로, 21세기를 사는 데 필요한 능력이다.

▼핵심 키워드▼

■ 징크스

징크스는 미신의 일종으로, 어떤 일을 ‘운명’의 탓으로 돌려버리는 태도를 말한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데도 믿으려 하고, 그 의미도 주로 부정적이다. 예를 들어 서양에서 ‘13일의 금요일’을 불길한 날로 여긴다거나, 우리나라에서 숫자 ‘4’는 병실 번호에서 제외하는 일 등이 그것이다. 이처럼 원인이 뚜렷하지 않거나 원인에 적합한 결과가 아닌데도 지레 ‘그렇게 될 것이다’라고 여기는 태도는, 안 좋은 결과에 대해 남의 탓을 하거나, 결과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 머피의 법칙

‘잃어버린 물건은 항상 마지막으로 찾는 곳에서 발견된다’, ‘큰맘 먹고 세차하면 꼭 비가 온다’ 등과 같이, 일이 좀처럼 풀리지 않을 때 ‘당연히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 믿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그런 일들은 실제로 그런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착각’이다. 우연하게 잘못된 결과에 대한 기억이 강하게 남아있기 때문에, 잘 된 경우는 생각하지 않고 일이 모두 잘못될 것이라고 미리 단정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머피의 법칙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일은 잘 기억하지 못함으로써 생기는 ‘기억의 오류’라고 할 수 있다.

■ 샐리의 법칙

머피의 법칙과는 반대로, 우연히도 자기가 바라는 대로 일이 잘 풀리는 경우에 쓰는 말이다. 예를 들어 약속 시간보다 늦게 도착했더니 상대방은 자신보다 약간 늦게 도착하는 경우, 또는 시험 직전에 급하게 펼쳐 본 곳에서 문제가 나온 경우 등과 같은 일들이다. 하지만 이 역시 ‘우연’일 뿐 ‘반드시 그렇게 되는 일’은 아니다.

▼예상문제▼

우리 생활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미신의 예를 하나 찾아 쓰고, 왜 그런 미신이 생겼을지 생각해 써 보세요.

◎ 미신의 예 :

¤ 생긴 까닭 :

▼다음논제 써서 보내요▼

고전소설의 주인공 홍길동은 도둑들의 소굴에 들어가 힘을 겨루어 우두머리가 된다. 그 후 자신의 판단에 따라 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돈을 모으거나 나쁜 일을 한 관리들을 벌 주고 그들의 재산을 강제로 뺏어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었다. 사회 규칙으로서 법과, 인간된 도리인 정의라는 면에서 홍길동의 행동은 바른 것인지 400자 내외로 논술하세요.[6학년 도덕 5. 함께 지키자]

▼학생글▼

■ 김승현·서울 장안초등학교 6학년

나는 ‘징크스’와 ‘머피의 법칙’, ‘샐리의 법칙’들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자기 합리화와 자기만족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겪게 될 미래의 일을 전혀 모르고 또한 두려워한다. 또 알지 못하는 미래의 일을 현재의 일과 연관시켜서 합리화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징크스이다. ‘머피의 법칙’이나 ‘샐리의 법칙’도 역시 같은 경우이다. 불확실한 가능성 속에서 일어난 일들을 합리화하여 자기만족을 하는 것인 것이다. 그러니 그런 것들은 모두 불안한 미래에 대한 걱정의 부산물이라고 할 수가 있다. 그렇다면 이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 우선은 자기 자신을 믿는 자신감과 건전한 정신이 필요하다고 본다. 자기 자신을 믿음으로써 미신을 믿지 않는 것과 안 좋은 일이나 좋은 일이 일어난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으려는 건전한 정신을 말이다.

■ 윤은현·경기 수원 신영초등학교 6학년

요즘 우리 주변에는 말도 안 되는 설들이 떠돌고 있다. 시험 보기 전에 미역국을 먹으면 떨어지고, 엿을 먹으면 붙는다던가 하는…. 이런 행동들을 하는 이유는 우리 사람들이 무엇에 의존을 하고 싶어 하는 심리를 보여주는 것 같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힘들 때 민간신앙에 의지하며 살아왔다. 민간신앙에라도 의지하며 마음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고자 하는 뜻이었다. 이러한 예는 오늘날에도 살펴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플라시보 효과’가 있다. 플라시보 효과는 약효가 전혀 없는 거짓 약을 진짜 약으로 가장해 환자에게 복용토록 했을 때 환자의 병세가 호전되는 효과를 말한다. 이 효과를 통해 우린 인간의 심리는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진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근거 없는 설들을 믿기보다는열심히 노력한 나 자신을 믿는 것이 징크스를 피하는 진정한 방법인 것 같다.

▼총평 - ‘…의 법칙’ 원인과 극복방법 분량 잘 조절해 서술▼

이번 논제에는 ‘징크스’, ‘머피의 법칙’, ‘샐리의 법칙’과 같은 몇 가지 용어들이 등장한다. 이와 같이 논제에 용어가 등장한 경우, 우선 그 개념부터 명확히 정리한 뒤 논술문을 작성해야 한다. 개념에 대한 막연한 이해는 자칫 잘못된 논지 전개를 이끌 수 있다.

논제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왜 ‘법칙’이라 이름 붙였는지 먼저 그 까닭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는 그만큼 경우의 수가 많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해서 그런 믿음을 갖게 되었는지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려는 노력과 함께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나름의 방법을 깊이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들이 올린 글을 보면 징크스는 심리적인 나약함에서 비롯된다고 하면서 자신감만 가지면 징크스를 극복할 수 있다는 식의 단순한 결론으로 끝맺는 글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더구나 ‘원인’과 ‘해결 방법’ 가운데 한 가지에만 치우친 글이 많았다.

김승현 학생과 윤은현 학생의 글은 ‘원인’ 과 ‘극복 방법’ 이 두 가지를 고려해 글의 분량을 조절하며 착실히 논제를 해결해 나간 점이 돋보인다. 김승현 학생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 윤은현 학생은 ‘다른 무엇에 의존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나약한 심리’에서 원인을 찾아 단순히 인간의 약한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다른 학생들의 의견과 뚜렷이 차별된다. 그리고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김승현 학생은 ‘일이 일어난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 건전한 정신’을, 윤은현 학생은 ‘플라시보 효과’를 예로 들어 마음먹기에 따라 징크스는 얼마든지 극복될 수 있음을 효과적으로 드러냈다.

아쉬운 점도 있다. 김승현 학생의 경우, 원인을 분석한 글의 앞부분을 보면 낱말 한두 개만 바뀐 채 비슷한 표현을 계속 되풀이해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 번째 문장부터 다섯 번째 문장에 이르는 부분은 모두 첫 번째 문장을 반복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세 번째 문장에서 ‘징크스’의 개념을 굳이 언급한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첫 번째 문장에서는 ‘징크스’의 원인으로 다루었던 내용이 세 번째 문장에서는 ‘징크스’의 개념 정의로 다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윤은현 학생의 경우, 명료한 맺음말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두 번째 문장에서 ‘엿을 먹으면 붙는다던가 하는 …’이라고 끝맺고 있는데 말줄임표로 생략된 부분은 글로써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것을 예로 들 수 있다’는 식으로 말이다. 논술문을 쓸 때 말끝을 흐리거나 끝을 제대로 맺지 못하는 것은 자신감이 결여된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김경아 고려독서논술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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