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기 시대의 유물인 이 솥은 ‘솥(鼎·정)’이라는 한자의 유래가 된 기구이기도 하다.
3개의 다리는 가장 안정감 있게 몸통을 떠받들 수 있는 구조다. 이 솥은 마치 요즘 중국 경제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2000년 이후 서부지역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중국 경제를 떠받들고 있는 곳은
동부 해안을 따라 형성된 3개의 경제권역이다.
중국에서는 베이징(北京)과 톈진(天津)을 중심으로 한 환보하이(環渤海) 지역,
상하이(上海)와 저장(浙江) 성, 장쑤(江蘇) 성, 안후이(安徽) 성을 묶는 창장(長江) 강 삼각주 지역,
광둥(廣東) 성의 주장(珠江) 강 삼각주 지역을 ‘3대 경제권역’으로 부른다.
이들 3대 경제권역은 중국 경제를 떠받드는 지지대이면서, 성장을 이끌어내는 동력원이다.》
중국 경제의 3대 권역 집중 해부
○ 중국 경제 성장 주도해온 남부와 동부 연안 지역
이들 3대 경제권역 중 가장 먼저 경제 성장을 이끈 곳은 주장 강 삼각주 지역이다. 주장 삼각주 지역은 1978년 개방 이후 중국 경제의 식지 않는 성장동력으로 군림해 왔다.
중국 동남부 광둥 성 내 광저우(廣州) 선전(深(수,천)) 등 9개 도시가 밀집한 이곳에는 중국 경제특구 5개 중 3개가 있다. 개방의 원조답게 광둥 성은 중국 31개 성, 직할시, 자치구 중 18년째 경제규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컬러TV의 46.7%, 에어컨의 44.8%가 이 지역에서 생산됐다. ‘세계의 공장’이라는 표현이 실감난다. 주장 강 삼각주 지역은 1980년대 이후 10%대의 성장을 거듭해 왔다.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창장 강 삼각주 지역은 중국에서 서비스와 금융 산업이 가장 발달한 지역이다. 상하이의 3차 산업 비중은 50%가 넘는다. 상하이는 1990년 푸둥(浦東) 지역 개발계획이 국가급 프로젝트로 추진되면서 본격적인 발전을 시작했다.
세계 500대 기업 중 450여 개가 상하이에 진출해 있고, 이 가운데 150여 개가 푸둥에 있다. 매년 300차례의 국제전시회가 열릴 정도로 ‘국제화’된 도시다. 2000년 이전 중국의 경제 성장은 주장 강 삼각주와 창장 강 삼각주 등 2개의 동남부 연안 지역이 주도해 왔다.
○ 경제 수도 주권 되찾자, 베이징과 톈진의 야심
최근에는 동북부 지역의 발전이 눈부시다. 베이징과 톈진을 중심으로 한 북부 지역은 3개 경제권역 중 가장 늦은 200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했지만, 2008년 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베이징은 내친김에 상하이에 빼앗긴 경제수도 기능을 되찾아 오겠다는 태세다.
지역 범위가 명확하게 설정된 주장 강 삼각주나 창장 강 삼각주와 달리 이 지역경제권은 ‘환보하이’, ‘징진지(京津冀·베이징 톈진 허베이)’, ‘징진탕(京津唐·베이징 톈진 탕산)’ 등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 지역 경제 태풍의 눈은 톈진이다. 중국 정부는 톈진의 빈하이(濱海) 신구를 ‘제2의 푸둥 신구’로 개발한다는 목표로 정보기술(IT) 전자 화학 물류 금융기지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베이징과 톈진의 발전에 따라 두 도시의 기존 생산기지가 탕산(唐山), 친황다오(秦皇島), 랑팡(廊坊) 등 주변 허베이(河北) 지역으로 이전하면 징진지 지역이 하나의 경제권역으로 긴밀히 연결돼 경제 발전의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리샹양(李向陽) 중국 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부소장은 “빈하이 신구를 통해 톈진의 발전이 궤도에 오르면 경제 확산 효과가 커 발전 잠재력이 크다”며 “외국 기술과 자본에만 의존한 경제구조를 벗어나 중국 자체의 동력에 의한 자주발전전략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하이=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광저우=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베이징=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환보하이 경제권… 베이징~톈진 사이 대륙을 살찌우는 국부창출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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