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화장품업체 고급화-차별화-현지화 전략으로 소비자 사로잡아
이 지역 특유의 더운 날씨에 매운 음식을 싫어하는 식성 때문. 동북부 추운 지역과는 물론 남방 지역이면서도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인근 쓰촨(四川) 성과도 전혀 달랐다.
게다가 중국인은 대부분 끓는 물을 부어 먹는 파오찬(泡麵)을 즐겨 한국처럼 끓여 먹는 라면이 낯설 수밖에 없었다.
광둥 성은 물과 땅에 열이 많고 날씨 자체가 습하고 더운 곳이다. 이 때문에 여름에는 열을 내리는 음식을 먹는다. 동북부 지역과 달리 면보다는 쌀을 즐겨 먹는다. 당연히 매운 ‘신라면’ 판촉과 광고에 대한 거부감이 거셀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결코 ‘신라면’ 특유의 매운맛을 포기하지 않았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틈새 공략 방안으로 이 지역에 외지인이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 상당수가 세계 각지와 중국 동북부 추운 지역에서 몰려든 사람들이어서 매운 라면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
광저우만 해도 전체 인구 900만 명 중 외지인이 300만 명가량. 인근 선전(深川)은 전체 700여만 명 중 공식 통계상 외지인이 170만 명 정도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는 이보다 3배가량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지인을 대상으로 한 전략이 먹혀 들면서 서서히 토박이들 사이에서도 매운 라면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 연평균 20%대의 판매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 중국인 입맛에 맞춘 신제품으로 성공
1996년 중국 칭다오에 육가공 공장을 설립하며 중국에 진출한 CJ는 2002년 조미료 공장을 세우면서 본격적으로 현지화 전략을 폈다.
국내 최장수 조미료 브랜드인 ‘다시다’를 ‘다시다(大喜大)’로 선보인 것. 쇠고기 육수나 멸치 육수를 즐겨 먹는 한국과 달리 닭고기 육수를 선호하는 중국인의 입맛에 맞춰 ‘닭고기 다시다’를 새롭게 개발했다.
또 한류 열풍으로 한국 음식을 찾는 중국인들을 겨냥해 한국 고유의 맛을 응용한 제품들을 선보였다. 불고기·갈비맛 햄과 한식 김칫국, 한식 미역국 등의 즉석국은 인기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2005년 8월 베이징(北京)에 1호점을 연 베이커리브랜드 ‘뚜레쥬르’도 중국인이 즐겨 먹는 ‘러우쑹(肉松·말린 고기가 뿌려진 빵)’, 조림 닭고기가 들어간 제품을 새로 개발했다.
○ 아모레퍼시픽, 중국 4000여 개 화장품 회사 중 매출 9위
진로는 지난해 중국에서 21만3000여 상자(700mL 기준), 291만 달러어치 소주를 팔았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20.1도 참眞이슬露’와 ‘19.8도 참이슬 fresh’로 올린 실적이다. 독한 백주에 길들여진 중국인에게 순한 저도주의 차별화된 맛을 선보인 것.
아모레퍼시픽은 3년간 현지 소비자 조사를 거쳐 2002년 5월 ‘라네즈’ 브랜드를 중국 시장에 선보였다. 브랜드 충성도가 낮은 중국 여성들을 겨냥해 국내와 달리 고급화 전략을 추구했다. 라네즈를 백화점에서만 판매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만들어 상류층 시장을 공략한 것.
한류 열풍의 대표주자인 영화배우 전지현을 앞세워 현지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라네즈는 현재 중국 37개 도시 110개 백화점 매장에 입점했으며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내 4000여 개의 화장품 회사 가운데 매출액 순위 9위로 뛰어올랐다.
광저우=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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