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Rush]할인점, 상하이 상륙작전

  • 입력 2007년 4월 16일 03시 03분


한국 내수 시장 성장이 완만해지면서 국내 유통업체들도 13억 인구의 중국 시장으로 달려가고 있다. 하지만 그곳에서는 세계적인 유통업체들과의 경쟁도 치열하다. 중국 상하이 이마트 인두점. 상하이=주성원 기자
한국 내수 시장 성장이 완만해지면서 국내 유통업체들도 13억 인구의 중국 시장으로 달려가고 있다. 하지만 그곳에서는 세계적인 유통업체들과의 경쟁도 치열하다. 중국 상하이 이마트 인두점. 상하이=주성원 기자
“중국, 특히 상하이에서의 할인점 경쟁은 한국보다 훨씬 치열할 겁니다. 상하이는 다국적 유통업체의 격전지입니다.”

신세계 이마트의 중국 화동(華東) 지역 총책임자인 정민호 지사장은 “상하이에서 이마트 매장의 반경 5km 안에 할인점 10개는 기본으로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이마트 상하이 인두(銀都)점 마쥔(馬駿) 지점장이 “지점이 많은 기업들은 막강한 구매력을 바탕으로 ‘룰’을 파괴해 가며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거들었다.

실제로 중국 전역의 970여 개 할인점 가운데 150개 이상이 상하이에 집중돼 있을 정도로 할인점 싸움은 불꽃이 튄다. 국내 유통업체들은 출산율 저하와 내수(內需) 침체 등으로 국내 시장 성장세가 주춤해지면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지만, 이처럼 만만치 않은 경쟁을 벌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

▽유통 수출의 선구자인 이마트=신세계 이마트는 1997년 2월 1일 국내 유통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상하이에 1호점 취양(曲陽)점을 열었다. 외환위기로 추가 중국 점포를 내지 않고 있다가 2004년부터 다시 중국 시장을 노크했다. 2004년 상하이에 중국 2호점인 루이훙(瑞虹)점을 연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상하이에 5곳, 톈진(天津)에 2곳 등 모두 7곳의 이마트 매장을 운영 중이다.

정민호 지사장은 “이마트는 중국에서 일반적인 창고식 할인점과 달리 백화점처럼 고급스러우면서도 쾌적한 쇼핑 환경을 내세우는 전략을 사용했다”며 “중국 토종 할인점이나 월마트, 까르푸 등 세계적인 업체와 차별화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또 자라, 개구리, 미꾸라지, 양고기, 생선머리 등 이색 상품을 고객이 직접 만져 보고 원하는 부위를 골라 살 수 있도록 하는 등 중국 문화를 적극 수용하는 현지화 전략도 선보였다.

이런 노력 덕분에 이마트는 중국 소비자들에게 ‘편리하고 깨끗한 할인점’이라는 평가를 받고 지난해 20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유통, 식품 연합군으로 중국 진출하는 롯데=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19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롯데의 중국 내 식음료 사업 총괄 지주회사인 ‘롯데 중국 투자유한공사’ 출범식에 앞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신 부회장은 “앞으로 10년 안에 롯데가 중국 내 최대 식품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형적인 내수 기업으로 알려진 롯데를 국내외 시장을 아우르는 세계적 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것.

롯데는 또 수년 안에 유통과 석유화학 부문의 지주회사도 각각 설립해 중국 현지 법인을 사업부문별로 관할하는 독자 경영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중국에도 한국이나 일본처럼 독자적인 경영을 하는 롯데그룹을 세우겠다는 것.

이 과정에서 내년에는 중국 베이징 핵심 상권인 왕푸징(王府井)에 중국 백화점 1호점을 열 예정이다. 왕푸징은 베이징 지하철 1호선과 톈안먼(天安門) 광장, 각종 소매 시설과 고급 호텔이 밀집된 베이징의 대표적인 쇼핑가이자 관광 중심지다.

▽중견 유통업체들도 중국으로=농심이 운영하는 할인점인 메가마트도 2001년부터 중국에 진출했다. 2001년 1월 선양점을 시작으로 난징(南京), 창저우(常州) 등 3곳에서 메가마트를 운영하고 있다. 메가마트는 중국에서 ‘모든 가정에 행복을 준다’는 뜻의 ‘메이자마(每家瑪)’로 영업을 하고 있다.

패션 전문 유통업체인 세이브존도 지난해 중국 장쑤(江蘇) 성에 1호 점포를 열면서 중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세이브존은 2010년까지 중국 전역에 30개 정도의 점포를 낼 계획을 갖고 있다.

상하이=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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