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원부족 민주, 탈당의원들까지 참석 독려
원구성 거부-國調예고에 “정치공세” 시각도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야 3당은 21일 정운천(사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야 3당은 해임건의안에서 “정 장관은 쇠고기 협상을 책임진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협상에서 견지해야 할 기본적 원칙조차 준수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기본적 내용도 숙지하지 못한 채 협상을 체결해 국가의 검역주권과 국민 건강권을 크게 훼손했다”고 밝혔다.
또 야 3당은 “정 장관은 잘못된 협상을 솔직하게 시인하고 재협상에 나서기는커녕, 거짓 정보와 주장으로 진실을 가리고 국민을 호도하려 한 만큼 더는 직을 유지할 자격이 없다”면서 해임을 촉구했다.
해임건의안에는 민주당 136명, 선진당 9명, 민노당 6명 등 야 3당 소속 의원 151명 전원이 서명했다. 야 3당은 22, 23일 본회의에서 해임건의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장관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재적의원 과반수(291명 중 146명)의 찬성을 이끌어내야 한다. 이번 해임안을 발의한 야 3당의 의원은 총 151명. 따라서 단순 계산으로는 과반수 확보가 가능하다.
하지만 가용 인력이 문제다. 민주당 의원 136명 중 18대 총선에서 당선된 인사는 52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이미 국회를 떠나 각자 살길을 모색하고 있는 형편이다. 외국에 체류하고 있어 연락이 닿지 않는 의원도 있다.
이 때문에 낙선 의원들은 물론 이해찬 유시민 의원 등 무소속 의원들에게도 국회 참가를 독려하고 있지만 의결정족수를 채우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이 많다. 민주당 관계자는 “해임건의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더 높은 게 현실이다. 당 지도부로부터 비상 대기령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해 대통령이 이를 수용한 사례는 2003년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2001년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을 들 수 있다.
윤광웅 전 국방부 장관(2005년), 김정길 전 법무부 장관(2002년), 차흥봉 전 보건복지부 장관(2000년),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1999년), 천용택 전 국방부 장관(1998년)도 해임건의안이 제출됐지만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해임건의안의 가결 여부와 상관없이 민주당 등 야권은 ‘쇠고기 정국’을 계속 끌고 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18대 국회마저도 여야의 대치 정국 속에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해임건의안은 원내에서 할 수 있는 마지막 조치”라며 “정부가 재협상 불가론을 고수하면 당장 원 구성 협상을 거부하고 장외 투쟁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또 다음 달 18대 국회가 개원하면 곧바로 쇠고기 협상과 관련한 국정조사를 요구하기로 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