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특집]태풍?미풍? 미국발 금융위기에 숨죽인 부동산

  • 입력 2008년 9월 25일 02시 45분


《정부가 9·19부동산대책, 9·1세제개편안 등을 통해 주택 공급을 늘리고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발(發) 신용위기가 전 세계 금융 시장에 충격을 주면서 국내 부동산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규제 완화로 부동산 시장이 서서히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금융 부문의 위기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켜 부동산 시장을 더 얼어붙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각종 변수들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매매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 금융위기 “부동산시장 위축”vs“영향 제한적”

미국발 금융 위기는 국내 부동산 시장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미분양 아파트가 많아 힘든 상황에서 미국발 위기까지 발생해 부동산 시장이 타격을 입을 것 같다”며 “미분양 아파트들이 쌓여 건설업체들이 연쇄적으로 부도가 나면 은행도 부실해져 한국에서도 금융위기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금줄이 묶이면서 대규모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주택담보대출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데다 미국과 달리 부동산을 기초로 만든 파생상품이 거의 없어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김기형 메리츠증권 부동산금융연구소장은 “국내 부동산 가격은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다만,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경기 침체로 부동산 투자에 대한 심리적 위축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혜현 부동산114 웹운용본부 부장은 “거주 목적의 중소형 실수요 주택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적게 받겠지만 대형 고가 부동산에 대한 투자는 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매수세가 없을 것이기 때문에 급매물 위주의 거래만 간간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국발 악재로 부동산 시장의 반등 시기가 좀 더 늦춰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반등 시기로 박상언 대표와 김혜현 부장은 내년 하반기를, 박합수 국민은행 PB팀장은 내년 상반기를 꼽았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수도권은 내년 상반기 쯤 반등할 가능성이 있지만 지방은 침체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기형 소장은 2010년 이후라고 답했다.

함영진 실장은 “부동산 시장 침체는 지방주택시장을 중심으로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수도권에서는 경기가 회복되면 지역에 따라 국지적으로 내년에 반등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 주택 구입, “주거환경 좋고 가격 하락폭 큰 곳에 관심”

최근 주택 가격은 지역별로 차별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집을 살 때는 교통, 교육 등 환경이 좋은 곳을 중심으로 실거주 목적으로 구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김혜현 부장은 “강북 지역은 올해 상반기까지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저렴한 매물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사는 것이 적당하다”며 “강남지역은 올해 입주 물량이 소진되고 세제 완화로 매물이 나오는 내년 상반기 이후 구입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기형 소장은 “자금 여력이 풍부하다면 현재 가격이 크게 하락한 버블세븐 지역을 중심으로 매입을 고려하는 것이 좋으며 서울 이외 수도권은 좀 더 추이를 지켜보고 움직여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박합수 팀장은 “남들이 매입에 나설 때는 이미 좋은 매입 시기가 아니다”라며 “한 발 앞서 올해 하반기에 집을 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유망 지역으로 서울은 내년에 지하철 9호선이 개통돼 여의도, 강남 등과의 접근성이 좋아지는 강서구 염창동을 꼽았다. 송파구도 재건축 단지 위주로 물량이 나오고 있으며 양천구 목동도 가격 하락폭이 커 주목할 만하다고 추천했다. 2010년 신분당선이 개통되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일대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박상언 대표는 구로구, 금천구 등의 역세권 중소형 아파트를 추천했다. 박 대표는 “재건축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강남 지역 재건축 대상 아파트 중 급매물을 눈여겨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 중 리모델링이 예정돼 있는 소형평형도 유망하다고 덧붙였다. 구입 시기는 내년 7, 8월이 적절하다고 꼽았다.

○ “오피스텔은 임대수익 목표로 접근”

주택시장이 가라앉으면서 상가, 오피스텔, 오피스 빌딩에 눈을 돌리는 사람도 있다.

역세권에 자리잡은 오피스텔과 오피스 빌딩은 틈새 상품으로 인기가 있지만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는 실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오피스텔은 시세차익보다는 임대수익을 목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박합수 팀장은 “상가는 연간 수익률이 8% 이상 된다면 투자를 검토해도 된다”며 “정부가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고 있기 때문에 수도권 토지에 대한 투자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토해양부는 9·19대책을 발표하면서 무주택자, 신혼부부 등 서민을 위한 보금자리 주택을 청약저축 가입자에게 공급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청약통장을 만들 때는 청약저축에 가입해야 좀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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