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 교육에 있어서 어머니의 역할은 끝이 없다. 어머니는 아이를 먹이고 입히고 재운다. 학교 시간에 맞춰 아이를 깨우고 학원과 과외 스케줄을 체크한다. 입시 정보를 발 빠르게 수집해 일찍부터 아이를 명문대에 보낼 프로그램을 짠다.
누가 뭐라 해도 어머니들은 우리 교육의 주체세력이다. 그만큼 그들의 사회적 책임도 크다고 생각한다. 어머니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우리 교육의 방향이 좋은 쪽으로 갈 수도 있고 나쁜 쪽으로 갈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나는 어머니들에게 몇 가지 당부를 하고 싶다.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 그리고 우리 교육의 미래를 위해서 말이다.
첫째, 기다려 달라는 것이다. 어머니들은 결과를 너무 빨리 원한다. 아이를 학원에 보내면 당장 학교 성적이 쑥쑥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이에 따라 학원 생활에 적응하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한 아이도 있고, 기초가 워낙 부족해서 성적이 느리게 올라가는 아이도 있다. 또 어느 단계에서는 지금의 수준이 최선일 수도 있다.
둘째, 아이를 지나치게 다그치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외고반에서 공부했던 한 아이는 자신을 믿지 못해 시도 때도 없이 학원으로 전화를 하는 엄마 때문에 노이로제에 걸렸다. 아이는 학원을 좋아하고 공부도 나아지고 있었다. 그런데 엄마의 감시가 너무 심하니까 급기야 반항심에 학원을 빼먹기 시작했다. 결국 교사들이 타일러서 다시 학원으로 불러들이긴 했지만, 엄마와의 갈등은 그 후로도 계속됐다.
일단 아이를 학원에 맡겼으면 학원과 아이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한 발짝 떨어져서 아이가 학원 생활을 어떻게 해나가는지, 공부에 어떤 차도가 있는지 천천히 지켜보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물론 적절한 관심과 체크가 반드시 필요한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셋째, 아이의 생활을 안정되게 유지해 달라는 것이다. 공부는 생활이다. 그래서 하루 일과 속에 규칙적으로 녹아들어야 한다. 어떤 엄마는 기분이 내킬 때만 아침을 차려 주고 그렇지 않을 때는 아침을 건너뛴다. 이렇게 되면 아이는 자기 마음대로 하는 사람이 되어 버린다. 아침 기상 시간이 엄마의 컨디션에 따라 들쑥날쑥한다면 아이의 하루 역시 불규칙적으로 변한다. 식사 시간, 기상 시간, 취침 시간 등 규칙적인 생활의 지표가 되는 일과는 늘 한결같이 유지해주었으면 한다.
넷째, 아이에게 공부를 떠먹이지 말고, 스스로 알아서 공부하는 아이가 되도록 유도해 주었으면 한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공부에 대한 의욕, 자기 관리 능력, 파고드는 집중력, 경쟁심 등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고, 엄마 혼자의 힘으로 길러지는 것도 아니다. 학교와 학원 선생님들의 노력, 친구들, 엄마의 지원과 본인의 노력, 이 네 가지 주체가 똘똘 뭉쳐야 가능하다.
다섯 째, 응원해 주었으면 한다. 엄마들은 아빠들과 달리 하루 종일 아이와 붙어서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게 된다. 그러다 보니 마음에 드는 점보다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더 많이 보인다. 공부를 소홀히 하는 모습도 많이 목격한다. 결국 엄마는 잔소리가 늘어가고 아이를 혼내는 일이 잦아진다. 엄마들이 진짜 하려는 역할은 공부하는 아이를 격려하고 힘을 주는 것인데, 돌아보면 혼내고 다그치는 역할만 하고 있는 것이다.
다그치지 말자. 윽박지르지 말자. 설교도 하지 말자. 따뜻한 마음으로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조용히 설득하자. 우리 아이들은 지금 인생에서 처음으로 어려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어머니는 이들에게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야 한다.
박교선 영재사관학원 입시총괄원장
※‘누가 뭐래도 우리는 민사고 특목고 간다’ 발췌
▼어머니에게 드리는 다섯가지 부탁▼
1. 기다려 주세요.
2. 지나치게 다그치지 마세요.
3. 생활을 안정되게 유지해 주세요.
4. 스스로 공부하게 유도해 주세요.
5. 응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