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꽃박람회]향기 가득한 자원봉사

  • 입력 2009년 4월 13일 02시 56분


영어-중국어통역 행사안내 등 150여명 활동…20년 베테랑도

TV에 ‘꽃보다 남자’가 있다면 2009 고양국제꽃박람회에는 ‘꽃보다 자원활동가’들이 있다.

바로 150여명으로 이뤄진 자원활동가 그룹이다. 이들은 박람회 기간 중 전시장 구석구석을 누비며 봉사활동을 펼친다. 명칭도 이전의 봉사자에서 활동가로 바뀌었다. 꽃박람회의 성공을 이끌 당당한 일원이라는 의미다.

평균 연령 55세의 자원활동가들 중에는 10∼20년 이상 경력을 가진 자원봉사 베테랑들이 많다. 영어통역을 맡고 있는 김광삼 씨(65·남양주시 금곡동)는 최고령 자원활동가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부터 시작해 올해로 자원봉사 경력 24년째다. 서울올림픽을 비롯해 2002 한일 월드컵 등 굵직한 스포츠 대회에 모두 참여했다. 경기도자기엑스포 등 크고 작은 문화행사에도 빠지지 않았다.

고양국제꽃박람회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3년. 아무 연고도 없었지만 단지 꽃이 너무 좋다는 이유로 7년째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다. 그가 살고 있는 남양주시에서 고양시 박람회장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2시간 반. 버스를 타고 청량리에서 내려 전철을 두 번이나 갈아타야 하는 ‘고행길’이다. 그러나 김 씨에게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행복길’이다.

김 씨는 “꽃박람회 관람객들은 꽃처럼 마음이 아름다워 봉사활동도 훨씬 편하다”며 “젊은 봉사자들에게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틈틈이 중국어 공부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숙 씨(63·여·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는 1997년 1회 대회 때부터 13년째 자원봉사자 로 참여하고 있다. 꽃박람회에 ‘자원봉사 개근상’이 있다면 박 씨는 따놓은 당상인 셈이다.

박 씨는 “국민들을 위해 고양시민들이 열심히 준비했다”며 “경제도 어려운데 예쁜 꽃을 보면서 잠시나마 근심을 덜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고양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선발한 20여명의 외국인이 전문 통역 및 전시관 관리를 맡는다. 대부분 한국에 정착한 결혼이민자들이다. 이들은 대만, 베트남, 스리랑카, 중국, 태국 등 15개 국가별 전시관에서 각국의 꽃과 문화를 설명한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김희진 팀장은 “관람객에 머물던 결혼이민자들이 직접 박람회에 참여함으로써 지역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이라는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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