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 본인이나 활동분야 또는 대한민국의 모습은 어떻게 바뀌어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본인 : 과학자로써 무엇을 새로 만들거나, 남들이 부러워하는 무언가를 가지거나, 그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위대한 업적을 이루겠다는 것을 꿈꾸지 않는다. 그저 연구를 즐겁게 계속하고 그것을 위해 안정적 환경이 지속되기를 바랄 뿐이다. 이런 희망은 실현 불가능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동안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지금까지도 연구를 즐겁게 계속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다.
활동분야 : 너무 작고 (백억분의 일 미티) 빨라서 (1000조분의 1초) 관찰하거나 조절하거나 만들 수 없었던 것들을 보고 만지고 이해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대한민국 : 좀 더 너그럽게 남을 배려하고, 가볍게 얘기하지 않고, 서로를 있는 그대로 보고, 남들의 사소한 문제에 과민하게 반응하지 않고, 관심이 필요한 곳에는 따뜻한 시선을 주는 사람들이 좀 더 많은 성숙한 나라로 변해 있기를 희망한다.

누구나 본받고 싶어 하는 인물을 마음속에 담아둡니다. 귀하가 닮고 싶은 사람은 누구입니까?

어리석은 대학원생의 아이디어에도 놀라워하며 격려해주셨던 서정헌, 그래엄 플레밍, 로버트 실비 교수님, 그리고 항상 자식을 자랑스러워하시는 아버지 어머니를 존경한다.

귀하는 과거에 어떤 교육을 받았기에 현재 위치에 이르렀다고 생각하십니까? 또 자녀를 어떻게 가르치고 싶나요?

학교에서 받은 정규 교육보다는 학교라는 장소가 있었기에 만나는 것이 가능했던 사람들이 저를 키웠다고 생각한다. 홀로 서는 것이 힘들고 불안했던 순간 함께 해 준 친구들, 대학 대학원 연구실에서 어렵고 힘든 시간을 함께 해주고 서로에게 긍정적인 자극이 되었던 동료 연구원들, 학위 과정 동안 연구 방법을 가르쳐 주셨던 지도 교수,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공동 연구를 하면서 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었던 수많은 동료 교수 학자들이 지금의 저를 만든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에 이르게 된 결정적인 인생의 계기나 또는 정말 잊을 수 없는 순간은 언제입니까?

원하는 대학에 진학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진 1982년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 대학원 진학으로 미래를 정한 1985년 대학 3학년 2학기, 미국 유학을 계획한 1988년 대학원 석사과정 1학년 2학기, 시카고 대학에서 지도교수를 정한 1990년 이른 봄, 그리고 미국에서의 연구원 생활을 마치고 귀국을 결정한 1996년이 생각난다.

하시던 일이 막다른 골목에 부닥쳤을 때 마음을 다잡게 하는 대상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그것은 언제나 가족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10년 뒤를 목표로 정진하는 동안 이것만은 하지 않겠다는 자신만의 원칙은 무엇입니까?

과학 연구에 있어서도 유행이 있다. 그것에 민감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