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사상 초유의 ‘국민 청문회’를 추진한다.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않고 ‘국민 청문회’ 성격의 기자간담회가 국회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 3시간을 남겨두고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통보한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일 국회 인사청문회가 무산됐다고 판단, 이날 오후 3시 국회에서 대국민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 후보자가 관련 의혹을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오늘 중으로 대국민 기자간담회를 추진하겠다”며 “조 후보자가 당에 자신의 입장을 밝힐 수 있는 기자회견 방식의 소명 절차를 밟게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에 따르면 조 후보자는 이날로 합의됐던 인사청문회 개최가 여야 이견으로 무산되자,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직접 소명 기자회견을 요청했다. 조 후보자 측은 또 이날 오후 3시쯤 국회 본청에서 시간 제한을 두지 않는 무제한 간담회 방식으로 기자간담회를 여는 방안을 요청했고 민주당이 이를 수락, 구체적인 기자회견 방식을 조율 중이다.
홍 수석대변인은 조 후보자 간담회를 국회에서 여는데 대해 “국회가 민의를 대변하고 있고 국회는 국민을 대신하는 기관이므로 국회가 국민에게 입장을 밝히는 장소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상의 국민청문회냐’는 질문에 “국민께 (조 후보자) 본인이 밝히는 국민 검증 기자간담회 정도로 이해해달라”고 답했다.
이날 민주당과 조 후보자 측은 긴박하게 움직였다. 사전 조율된 계획대로 일사불란하게 기자회견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오전 11시50분 조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꾸려진 서울 종로구 적선동 적선현대빌딩에서 입장문을 통해 “오늘 중이라도 국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고, 5분 후인 11시55분 홍익표 민주당 대변인이 국회 정론관에서 조국 후보자의 대국민 기자회견 요청을 수락한다고 발표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고집하던 조 후보자의 가족 증인 채택 요구 철회에도 불구, 국회 청문회가 무산됐다고 보고 조 후보자의 소명 기회를 주기 위해 대국민 기자간담회를 국회에서 여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내일 국회 인사청문회는 무산됐다”며 “(법사위에서 조국 청문회 관련 추가협상을)안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국회 인사청문회 없이 조 후보자가 임명되는 사태에 대해선 “그전 선례들이 꽤 있었고 지금은 그런 상황을 예단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끼면서 “누군들 의도하면서 여기까지 왔겠느냐”고 답했다.
한국당이 가족 증인 채택 요구를 철회하면서 청문회 날짜를 6~7일로 미루자고 제안한 데 대해선 “청문회 일정은 우리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이제 대통령의 시간이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그동안 너무 지나치게 ‘침대 청문회’를 한다고 생각했다”고 비판했다.
조 후보자가 국회에서 사상 초유의 대국민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데 대해선 “조국 후보자 본인을 둘러싼 수많은 의혹과 가짜뉴스 대해 실체적 진실을 소상히 알리는 기회가 없었다”고 힘을 실었다. 이 원내대표는 “후보가 당당하게 움직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며 “한국당이 청문회를 무산시키고 회피했기 때문에 후보가 지금이라도 (의혹에) 대답하는 것은 국민들도 기다렸던 바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갑자기 3시간 후에 기자회견을 열면 국민들이 보기에 의혹이 해소될 것이라 보느냐’는 질문에 “이 과정이 갑작스럽다고 국민들이 생각하실까요?”라고 반문하면서 “마침내 후보를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하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만약 한국당이 2~3일 청문회를 진행하고 증인 없이도 하겠다고 나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청문회를)합시다. 후보가 하려고 하는 걸 모두 우리가 중지시키고 청문회를 하자고 할수도 있다”고 한국당에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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