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의혹 파문 확산]조국 청문회 당일, 피고인 신분으로
표창장 사문서 위조혐의 공소시효 마지막 날인 6일 밤 전격 기소
조국 딸 소환 조사도 불가피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의 딸 조모 씨(28)에 대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논란이 한창 제기될 즈음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는 바삐 움직였다. 정 교수를 사문서 위조 혐의로 먼저 기소하기 위한 공소장 초안이 한창 마련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 후보자의 부인 정모 동양대 교수(57)의 변호인 측과 소환 시기를 조율하고, 공소장을 만들기 시작했다. 여야 정치권이 인사청문회에서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도중 정 교수를 조사하지 않고 전격 기소하기로 결정한 것은 이미 확보한 증거 관계가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장 현직 장관 후보자의 부인인 정 교수의 ‘방어권 무력화’ 논란이나 정치권에 불러일으킬 파장을 감수하고서라도 공소시효 완성이 임박한 범죄 혐의를 기소해 의혹 전반을 있는 그대로 낱낱이 규명해 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7일과 이달 3일 두 차례에 걸쳐 조 후보자의 가족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30곳 이상을 압수수색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제 “정 교수 자택에 대한 강제수사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말과 함께 “조 후보자에 대해서도 검찰이 확인할 사항이 생겼다는 뜻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 교수의 방어권을 보장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감수하고도 조사 없는 기소를 밀어붙인 것은 공소시효도 영향을 끼쳤다. 조 씨가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받은 시점은 2012년 9월 7일이다. 동양대가 사립대여서 표창장을 위조하면 사문서 위조죄가 적용되는데 그 범죄의 공소시효는 7년이다. 따라서 표창장이 발급된 시점으로부터 7년이 지난 6일 밤 12시가 정 교수 등에 대한 사문서 위조 혐의의 공소시효가 완성되는 시점이다.
더욱이 검찰이 4일 “조 후보자 딸에게 총장상을 준 적이 없다”는 최성해 동양대 총장을 새벽까지 조사한 것도 빠듯한 시효를 반영한 조치다. 최 총장은 검찰에서 “조 후보자의 딸 조 씨에게 표창장을 수여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최 총장은 정 교수가 자신에게 전화를 건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검찰에 알렸다고 한다.
정 교수가 자신의 동양대 연구실 PC를 검찰 압수수색 전에 외부로 반출해 증거 인멸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검찰 내부에선 ‘무관용’ 원칙에 대한 이견이 사라졌다고 한다.
검찰 내부에서는 “일부 범죄 사실에 대해 공소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기소하는 것은 명분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검찰은 또 정 교수의 변호인 측과 접촉해 정 교수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시기도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사회 지도층의 입시 부정 등을 그동안 엄벌해 왔다는 점에서 정 교수에 대한 소환 시점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이르면 7일 정 교수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정 교수를 불러 조사한 뒤 정 교수의 딸인 조 씨 등에 대한 소환 조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조 씨가 위조된 문서로 입시에 특혜를 봤을 가능성이 있고, 위조 과정을 조 씨가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 등에 대한 조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정 교수가 2012년 9월 7일 동양대 표창장, 2014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 활동 증명서 등의 위조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만 기소한 뒤 정 교수를 불러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나머지 추가 혐의를 수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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