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론분열-지지율 지속 하락… 文대통령, 국정 부담에 결심 굳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15일 03시 00분


[조국 법무장관 사퇴]조국 장관 임명부터 퇴진까지

문재인 대통령이 굳은 표정으로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와 관련해 “국민들 사이에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굳은 표정으로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와 관련해 “국민들 사이에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일요일인 13일 오후, 조국 법무부 장관이 탄 차량이 국회를 빠져나왔다. 검찰 개혁을 논의하기 위한 고위당정청협의회를 마친 조 장관이 향한 곳은 청와대. 그는 문재인 대통령을 김조원 민정수석비서관 등과 함께 만나 “이제는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도 조 장관의 거취에 대해 결심을 굳히고 있던 터라 별 이견 없이 방향이 정해졌다. 사퇴 발표 시점도 14일 오전 조 장관이 검찰 개혁안을 발표하고, 이어 오후 2시 사퇴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법무부 장관에 취임한 지 35일 만이다.


○ 文, 광화문과 서초동 대립에 사퇴로 기울어

복수의 청와대 및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조 장관의 퇴진은 전격적으로 결정된 게 아니라 임명 단계부터 어느 정도 정해진 수순이었다. 문제는 시점이었던 것. 첫 번째 계기는 3일 광화문과 5일 서초동에 각각 모인 대규모 인파였다.

광화문에 조 장관 사퇴를 외치는 함성이 가득 찼던 다음 날인 4일 청와대 참모들은 “일부 시위대가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보수 야당 등에서 동원한 것 같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말없이 이런 참모들의 보고를 들었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문 대통령 특유의 반응이다. 문 대통령과 참모들의 인식 차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규탄하는 5일 서초동 촛불집회가 끝난 뒤인 7일에도 여전했다. 당시 참모들이 작성한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 초안에는 조 장관 관련 내용이 없었다. 문 대통령은 직접 광화문, 서초동 집회와 관련된 내용을 써내려갔다.

극명하게 나눠진 민심에 문 대통령은 고심을 거듭했고, 결국 조 장관의 거취를 정리하는 쪽으로 결심한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관저에서 광화문 집회의 함성이 들린다. 문 대통령은 3일 오후부터 다양한 경로로 ‘조국 정국’에 대한 의견 수렴에 나섰고, 거취 결정을 더는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론 분열에 따른 부담감을 떨쳐낼 수 없었다는 얘기다. 7일 수보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절차에 따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검찰 개혁안이 본궤도에 오르면 조 장관의 거취를 정리하겠다는 의미다. 지난주 내내 문 대통령과 민정수석실은 조 장관 거취에 대한 의견 수렴을 이어갔다.


○ 靑 자체 여론조사도 ‘사퇴’… “디데이는 14일뿐”

여기에 7일 문 대통령의 수보회의 발언 이후 실시된 정무수석실의 자체 여론조사도 영향을 미쳤다. 조 장관에 대한 찬반, 윤 총장에 대한 찬반, 문 대통령의 지지율, 정당별 지지율 등이 주요 문항이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11일 전후 여론조사 결과가 취합됐다. 결과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고 전했다.

조사 결과 조 장관이 장관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30%대, 윤 총장이 이끄는 검찰 수사가 맞다는 응답은 70%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역시 하락했다. 특히 중도층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여기에 문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 지지율도 50% 선이 무너졌고, 수도권에서 민주당은 자유한국당에 뒤처졌다. 문 대통령의 결심이 더 굳어지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13일 이낙연 국무총리, 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이 참석한 당정청회의가 소집됐다.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진 긴급회의에서 조 장관 거취에 대한 문 대통령의 뜻이 전달됐다. 여권 관계자는 “회의 참석 인사들이 조 장관의 사퇴로 뜻을 모아 문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이 아니라, 사실상 문 대통령의 뜻을 가지고 후속 대응을 어떻게 할지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했다. 사퇴 시점은 자연스럽게 14일로 수렴됐다.

15일은 조 장관이 출석해야 하는 법무부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었다. 이어 주 후반부 검찰은 조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컸다. 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도 임박한 상황이었다. 또 다른 청와대 참모는 “등 떠밀리듯 조 장관을 경질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면 결국 ‘디데이’는 국감 전날인 14일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결국 조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사퇴문을 공개했다. 이어 오후 5시 38분, 문 대통령은 조 장관의 사표를 수리했다. 8월 9일 조 장관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지 66일 만이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문재인 대통령#조국 법무부장관#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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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1

추천 많은 댓글

  • 2019-10-15 04:27:17

    게슈타포를 만든 괴링도 갔고 KGB의 야고다도 갔다. 공수처라는 비밀경찰로 야당을 탄압하고 국가를 탄압하여 장기집권하고 싶겠지만 벽창호엿장수문재인도 곧 간다. 조국만으로 끝날 일 아니다. 이제부터 문제는 더불어도적당과 도적소굴청와대, 정부 전체가 떼도적이라는 것이다.

  • 2019-10-15 05:00:23

    세상에 이런 악랄한 위선자 대통령이 다 있나 문재인이는 대통령이 아니다 진보로위장한 좌익 주사파 적색분자 바지사장이다.하나로 뭉쳐도 힘겨운데철저하고처절하게 두쪽으로 국력을동강낸 역적 망국놈이다.애국시분들은 더욱 더 크게 궐기하여 문재인이를 탄핵해 감옥에 처 넣어야한다.

  • 2019-10-15 06:51:13

    국민들은 정의와 공정을 얘기하는데 저넘은 검찰과 언론탓으로 돌린다! 조국이 입시부정을 얘기하는데 입시제도 탓으로 돌린다! 서초동국민은 개혁이고 광화문은 수구 종교단체라고 폄하한다! 민초들은 어려워 죽을 지경인데 바른길로 간다더니 이제는 세계탓이라 한다! 이게 나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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