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중간조사… 손실 1兆 육박
깡통펀드 3개, 472억 전액 날려
최근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빚은 헤지펀드 운용사 라임자산운용의 펀드에서 최대 1조 원에 가까운 투자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투자자가 원금 전액을 날리는 ‘깡통 펀드’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라임 측은 수년 전부터 투자한 자산에 부실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은폐하고 수익률을 조작했다. 라임 임직원들은 내부 정보를 활용해 수백억 원대의 부당 이익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14일 라임 펀드의 손실률과 이 회사의 불법행위 등을 점검한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은 라임이 조성한 무역금융펀드가 투자 대상의 부실로 인해 손실이 났음에도 이를 숨기고 수익률을 임의로 조작하며 정상 투자인 것처럼 위장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 같은 혐의로 라임 및 불법행위를 공모한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를 검찰에 통보하고 피해자를 위한 분쟁조정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라임의 일부 직원은 전용 펀드를 만든 뒤 내부 정보를 활용해 투자하며 거액의 시세차익을 챙긴 것으로도 드러났다.
라임 측은 이날 환매가 중단된 4개 모(母)펀드 중 2개(1조2354억 원어치)에 대한 자산 평가액 실사 결과 손실률이 각각 46%, 17%라고 발표했다. 이 두 펀드에서 날아간 돈은 약 5000억 원이다. 여기에 아직 실사가 진행 중인 다른 펀드들의 자산 손실 가능성을 고려하면 라임 펀드의 손실액이 최대 1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3개 펀드 472억 원어치는 투자자의 원금 전액 손실이 확정됐다. 라임이 지난해 10월 이후 환매를 중단한 펀드 규모는 1조6679억 원으로 여기에 개인투자자 4035명의 돈이 묶여 있다.
이건혁 gun@donga.com·김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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