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에서 감염경로를 파악할 수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잇따라 확인됐다. 감염자는 북단 홋카이도에서 남단 오키나와현까지 퍼졌고, 일본 정부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인정했다.
요코하마항에 정박해 있는 크루즈선 감염자 355명 외에 일본 국내에서는 14일 8명, 15일 12명에 이어 16일 6명이 새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16일 오후 10시 현재 일본 내 총감염자 수는 414명으로 늘었다. 크루즈선 감염자를 제외하더라도 일본 내에서 59명의 감염자가 발생한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와카야마현, 아이치현, 지바현, 홋카이도, 가나가와현 등 적어도 5개 지역에서 감염경로를 파악할 수 없는 국내 감염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와카야마현의 한 병원에서는 15일 무려 5명의 감염자가 확인돼 ‘병원 내 감염’도 현실화됐다.
도쿄에선 15일 8명의 확진자가 나왔는데, 그중 7명은 술과 음식을 먹으며 도쿄 하천을 유람하는 ‘야카타부네(屋形船)’에서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의 한 개인택시 조합이 지난달 18일 야카타부네를 통째로 빌려 신년회를 실시했고 택시 운전사 및 가족 약 80명과 16명의 종업원이 승선했다. 당시 비가 내려 창문을 닫은 채 약 2시간 동안 유람했다.
도쿄도 측은 중국 우한에서 온 여행객을 접대했던 종업원이 감염됐고, 나머지 사람들에게 옮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야카타부네 감염자 중 4명은 택시 운전사로, 밀폐된 공간에서 승객에게 바이러스를 옮겼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도쿄도는 택시 운전사의 동선을 조사할 예정이어서 감염자 수는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
가쿠 미쓰오(賀來滿夫) 도호쿠의과약과대 교수는 16일 NHK에 출연해 “일본 내에서 중국과 관련 없는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환자가 생길 수 있는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도 같은 프로그램에서 “최근 감염경로를 파악할 수 없는 사례가 나오고 있어서 이전과 상황이 달라졌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향후 국내 감염이 확대될 가능성을 전제로 (대응)체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책을 비교적 중립적으로 보도했던 일본 언론들은 최근 정부의 부실 대응을 비판하고 있다. 아베 정권에 우호적인 산케이신문도 ‘정부는 명확한 발언을 게을리 하지 말라’는 제목의 15일자 사설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하지만 과연 그렇게 하고 있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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