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4·15총선 마지막 주말인 12일 수도권 121석의 판세를 자체 분석해보니 더불어민주당이 ‘91석+α’, 미래통합당이 ‘31∼35석’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흘 전 각 당의 자체 전망에 비해 민주당이 10석가량 늘고 통합당이 10석 정도 줄어든 것. 최근 통합당 김대호(서울 관악갑) 차명진(경기 부천병) 등의 잇따른 막말 논란이 초접전을 펼치는 수도권 민심을 흔든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자체 분석 결과 수도권 의석 121석 중 91석 이상을 차지해 수도권 의석의 75% 이상을 가져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역별로는 서울 49석 중 36∼38석, 경기 59석 중 43∼45석, 인천 13석 중 8∼10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는 현 수도권 의석수에서 10석가량 더 늘어난 수치다. 민주당이 지역구에서 140석 안팎까지 전망하는 배경에도 수도권에서의 상승세가 있다. 민주당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야당이 대안으로서 자리매김이 안 되다 보니 수도권 민심이 우리 쪽으로 많이 옮아온 것”이라고 했다.
통합당은 최근 세대 비하 논란과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성적 표현 등 막말 논란이 확산되면서 수도권 판세에 빨간불이 켜졌다. 나흘 전 수도권에서 41∼44석을 확보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막말 논란 이후 수도권 평균 지지율이 4∼5%포인트 빠지면서 예상 의석도 31∼35석으로 주저앉았다. 주말 새 통합당 자체 분석으로는 서울이 15∼16석에서 12∼14석, 경기가 20∼22석에서 16∼18석, 인천이 5석에서 3석 등 막말 논란 이후 수도권에서만 10여 석이 빠졌다고 한다. 통합당 성동규 여의도연구원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수도권에서 일부 지지가 빠진 반면 충청과 부산경남에서는 상승세”라며 “투표율이 65∼70%까지 올라가 부동층이 대거 움직인다면 수도권에서 45석까지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여야는 전체 의석 300석의 40.3%를 차지하는 수도권 121곳 중 초격전지 10여 곳의 판세가 전국 판세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곳은 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과 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맞붙는 서울 종로. 양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끼리 맞붙는 이번 대결에서 패배한 쪽은 정치적 역경이 닥칠 가능성이 크다. 8일까지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위원장이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지만, 황 대표는 남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종로에 다걸기(올인)해 막판 뒤집기를 시도할 태세다.
여야는 또 여론조사 결과가 오차범위 안에 있거나 박빙인 지역구의 승패가 인접 지역은 물론 판세 전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에서는 동작을(민주당 이수진-통합당 나경원), 광진을(민주당 고민정-통합당 오세훈), 송파을(민주당 최재성-통합당 배현진), 중-성동을(민주당 박성준-통합당 지상욱) 등이 꼽힌다. 통합당 관계자는 “이번 막말 논란으로 특히 동작을 나경원, 광진을 오세훈, 중-성동을 지상욱 후보 등 초접전 중인 후보들의 속이 새카맣게 타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경기권에서는 고양정(민주당 이용우-통합당 김현아), 성남 분당갑(민주당 김병관-통합당 김은혜), 용인정(민주당 이탄희-통합당 김범수) 등이 대표적인 초접전 지역이다. 당초 통합당 후보들이 뒤처졌다가 막바지에 바짝 따라붙은 곳이다. 인천에서는 진보와 보수끼리 각각 갈라진 표심의 향배가 관심거리다. 연수을에선 진보 표심이 민주당 정일영-정의당 이정미 후보로 나뉘어 현역인 통합당 민경욱 후보와 3파전을 치르고 있고, 동-미추홀을에선 보수 표심이 무소속 윤상현-통합당 안상수 후보로 갈라져 민주당 남영희 후보가 반사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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