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 비당권파가 12일 집단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들의 탈당을 기점으로 정치권의 정계개편 기류가 확산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천정배·박지원·유성엽·장병완·김종회·윤영일·이용주·장정숙·정인화·최경환 의원 등 평화당 비당권파이자 제3지대 신당 추진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 연대’(대안정치) 소속 의원 10명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변화와 희망의 밀알이 되겠다”며 탈당을 공식화했다.
이들은 평화당에 대해 “지난 1년 반 동안 국민의 기대와 열망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고 평하면서 “작은 강물들이 큰 바다에서 하나로 만나듯 더 큰 통합과 확장을 위해 변화와 희망의 항해를 시작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 총선에서 확인됐듯 적대적 기득권 양당체제의 청산은 국민의 열망이고 시대정신”이라며 “대안정치는 이제 우리부터 스스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기득권 양당체제 극복과 한국정치 재구성을 위한 새로운 대안 모색에 나서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조직과 관성, 정치문화를 모두 바꾸는 파괴적 혁신과 통합을 통해 새로운 대안정치세력을 구축하는 변화와 희망의 밀알이 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또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의 국정운영에 실망한 건정한 진보층과 합리적 보수층, 중도층과 무당층의 지지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비전과 힘, 능력을 갖춰야 한다”면서 “새로운 비전과 정책에 동의하는 인사, 세력들이 다함께 모여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3세력들을 결집시키면서 국민적 신망이 높은 외부인사를 지도부로 추대하고 시민사회, 각계 전문가가 대거 참여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대안 신당 건설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말씀하셨듯이 ‘두렵다고 주저앉아 있으면 아무것도 변화할 수 없다”며 “저희는 오직 국민만 보고 무소의 뿔처럼 흔들림 없이 변화와 희망의 길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탈당을 공식 선언한 후 곧바로 탈당계를 제출했다. 다만 탈당계에는 탈당 시점으로 16일을 명시했다고 한다.
대안정치 대표 격인 유성엽 평화당 원내대표는 “평화당이 보조금을 정상적으로 받게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서 16일로 (탈당계 제출일을) 조정하기로 했다”며 “(당을) 떠나면서 침을 뱉을 수 없지 않느냐”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14일 각 정당들에게 국고보조금을 지급하는데 대안정치의 탈당으로 평화당 보조금이 확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자 한발 후퇴한 것으로 보인다. 평화당 안팎에선 대안정치가 보조금 지급 전 탈당하는 것에 대해 정치적 금도를 넘어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었다.
대안정치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신당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시키는 등 신당 창당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최대한 세력을 확장시키기 위해 이용호·손금주 무소속 의원들의 합류도 종용할 방침이다.
한편, 이들 외에 김경진 의원도 이날 오후 탈당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황주홍·김광수 의원 역시 거취 문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들 역시 탈당을 결행할 경우 평화당은 정동영 대표를 비롯해 조배숙·박주현 의원만 남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박 의원은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평화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탓에 평화당 당적은 정 대표와 조 의원 등 2명만 남게 될 수도 있다.
정치권에선 평화당 분당 사태가 정계개편의 촉매제가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의 분당이 바른미래당의 분열을 촉진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럴 경우 보수진영의 정계개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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