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 초반만 해도 일본 자민당 내부에는 다양한 파벌이 서로 다른 정책 대결을 펼쳤다. 자민당 총재가 국민적 신뢰를 잃으면 다른 파벌 수장이 총재로 나섰다. 하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2012년 12월 이후 장기집권하면서 대부분 파벌이 아베 총리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3) 전 간사장은 유일하게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아베 총리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다. 그는 지난해 11월 이후 일본 언론의 차기 총리 선호도 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리고 있다. 27일 보도된 니혼게이자이신문 여론조사에서도 25%의 지지율로 17%에 그친 2위 아베 총리를 크게 앞질렀다. 그래서 그의 발언에는 무게감이 있다. 16일 도쿄 중의원 회관에서 이시바 전 간사장을 만났다.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가 있다.
“출마하기 위해 정책을 꼼꼼히 다듬고, 지방의 지지를 확대하려 한다. 국회의원 지지가 약하기 때문에, 이걸 착실히 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 그가 지금까지 총재가 되지 못한 결정적 이유는 국회 내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자민당에서 ‘이시바파’는 19명의 의원이 속해 있어 7개 파벌 중 6위에 그친다. ―지난해 7월 수출 규제 강화 조치는 정당하다고 생각하나.
“안전보장상 문제가 있어 조치했다면 바르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 조치에 감정이 들어가 있다면 이상하다.”
―일본 정부가 조치 발표 때 징용 문제를 언급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안 했다.
“처음부터 언급해선 안 되는 것이었다. 수출 규제는 역사 문제와는 완전히 다른 별개의 안전보장의 문제다.”
―징용 배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상대국을 나쁘게 말해 국내 지지를 끌어올리는 것은 안 된다. 정치인은 타국을 나쁘게 말해 자신의 책임으로부터 도망가선 안 된다.” ―만약 총리가 된다면 징용, 수출 규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나는 한국의 여러 역사를 더 명확히 공부하고 싶다. 개인끼리도 사이가 좋아지려면 상대방을 알지 않으면 안 된다. 서로 다른 국가이기 때문에 주장과 국익은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상대방을 잘 안 다음에 교섭하는 것과 아무 것도 모르고 교섭하는 것은 다르다. 누가 다음 총리가 되든 한국을 공부해야 한다.” ―아베 정권의 문제점은….
“인간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누구든 틀릴 수 있다. ‘이게 이상하다’고 지적받는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고 국민적 이해를 얻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아베 정권은 그게 부족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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