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대학에서 학업을 포기하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외국인 학생이 늘고 있다. 한국 학생들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교환학생이나 해외연수를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
대구대에 따르면 학부 교환학생과 대학원생 등 중국인 학생 7명이 26, 27일 중국으로 돌아갔다. 대구대 관계자는 “학생들 부모가 자녀들에게 전화를 해 ‘불안하니까 돌아오라’고 권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인하대는 24~28일 중국인 유학생 300여 명이 입국할 예정이었지만, 27일 오전 기준 62명만 입국했다. 개학이 다음 달 16일로 미뤄진 탓도 있지만, 유학생들은 국내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입국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연락해 왔다고 한다. 배재대에도 최근 중국인 교환학생 12명과 한국어 연수생 4명이 입국을 보류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학업을 중단하는 외국인 유학생은 중국뿐만이 아니다. 고려대에서 교환학생을 하기 위해 국내로 입국했던 독일 튀빙겐대 학생 A 씨(20)는 최근 코로나19 감염자가 늘자 학업을 잠정 연기하고 독일로 돌아가기로 했다. A 씨는 “독일에 있는 가족들이 걱정을 많이 했다. 고민 끝에 귀국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고려대로 연수를 온 미국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주립대학 학생인 엘리자베스 프리젤 씨(21·여)는 원래 학기가 끝나는 6월까지 국내에 머물 계획이었다. 하지만 28일 미국으로 돌아가게 됐다. 프리젤 씨는 “한국에서 더 추억을 쌓고 싶었는데, 불가피하게 귀국하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싱가포르국립대(NUS) 학생 B 씨(23)도 서울의 한 대학에 연수를 왔다가, 24일 본국 학교로부터 귀국하라는 이메일을 받고 짐을 싸고 있다.
국내 대학들도 학생들의 해외 교육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숭실대 학생 조혜현 씨(22·여)는 중국 선전대에 교환학생을 가기 위해 비자와 필요한 물품들을 다 준비했는데 최근 학교 측의 권고로 미뤄졌다. 서울대 학생 C 씨(25)는 “지난달 말 캄보디아로 해외문명탐방을 떠날 예정이었다가 전날 갑자기 취소가 결정됐다”며 “많이 기대했던 일정이라 아쉬움이 컸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