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현물 g당 가격 1.85% 하락… 일부 회사채 금리 20% 넘나들어
환율 또 12원 넘게 올라 1219원… 주식-채권-원화 ‘트리플 약세’
‘코로나 공포’가 금융시장을 덮치면서 투자자들이 금이나 채권 같은 안전자산까지 팔아 치우고 있다. 일단 현찰을 확보해 놓자는 위기감이 커진 탓이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약 31.1g)당 3.2% 내린 1590.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타임스(NYT)는 “월스트리트에서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주식만 투매하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전했다. CNBC도 “불확실성이 이제 패닉으로 옮겨갔다”고 평가했다. 13일 한국의 KRX 금시장에서도 1kg짜리 금 현물의 g당 가격은 종가 기준 전날보다 1.85%(1170원) 떨어진 6만2240원이었다.
채권 값도 하락(채권 금리는 상승)했다. 13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87%포인트 오른 1.149%였다. 일부 회사채는 20%가 넘는 금리로 거래되기도 했다. 두산중공업의 9월 만기 회사채는 18.29%(종가 기준)까지 올랐다. 동일 신용등급의 일반적인 회사채는 3.45∼3.5%에 거래된다.
현찰 확보는 외환시장에서도 나타났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226원까지 오르며 2016년 3월 3일(1227원)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원화가치 하락). 종가는 1219.3원으로 전날 대비 12.8원 상승했다. 전날 13.5원 오른 데 이어 이틀 연속 13원가량 뛰었다. 이 때문에 주가, 채권 값, 원화 가치가 일제히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나타났다.
외환시장 불안은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달러 보유 수요가 급증한 때문이다. 13일에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2400억 원가량을 순매도했다.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대거 매도한 뒤 이를 달러로 바꾸기 때문에 달러 강세, 원화 약세로 나타난다. 한국은행은 외환시장이 흔들리자 이날 “과도한 불안심리가 확산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구두개입을 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리서치 센터장은 “신흥국 증시와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로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두드러졌다”며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공포가 현금 자산 확충 움직임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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