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군에서 대형 사각형 제단으로 이뤄진 5, 6세기 고대 마한의 제사 공간(사진)이 발견됐다. 지금까지 발견된 마한의 제사 유적 중 최대 규모다.
국가유산청은 “해남군의 거칠마 토성 발굴조사에서 고대 마한이 제사 의례용으로 쓴 것으로 추정되는 공간이 발견됐다”고 20일 밝혔다. 발굴팀에 따르면 토성 정상에서 최대 28m 길이의 사각형 제단이 나왔다. 가운데 ‘긴 장대(입대목)’를 꽂은 흔적의 환구(環溝·둥그런 형태의 도랑) 등 마한 제사 유적이 발견된 적은 있지만, 온전한 제단 형태가 발굴된 것은 처음이다. 유적 내에선 입대목을 세운 구멍(지름 110cm, 깊이 90cm)과 철제 방울도 나와 이곳이 제의가 이뤄진 공간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제단이 위치한 거칠마 토성이 서해와 남해를 잇는 해양 항로의 거점으로, 고대 한중일 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한 곳이라는 사실이 주목된다. 주요 해안가에는 안전한 항해를 기원하는 제사 유적들이 적지 않게 발견되기 때문이다. 제단 근처에선 길이 8m, 깊이 2.9m의 대형 집수정을 비롯해 무덤 1기, 집터 흔적들, 먹고 버린 조개껍질 무더기 등이 나와 당시 제단 인근에 마을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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