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드론 격추 보복조치로 결정, 트럼프 “150명 사망 예상에 철회”
민주당 등 의회 반대 고려한듯
“영공 침범” “국제공역” 양국 공방… 美, 민항기 이란 영공 비행 금지
이란, 격추한 美드론 잔해 공개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이란 혁명수비대 준장이 21일(현지 시간) 전일 이란이 격추한 미국 드론의 잔해를 공개하며 언론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는 “미 드론이 여러 번의 경고에도 이란 영공을 침입해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은 “공해상을 비행했다”고 맞서고
있다. 작은 사진은 격추된 미국 드론 동종 기종. 테헤란=AP 뉴시스
중동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트위터를 통해 전일 이란의 미 드론 격추에 대한 보복으로 공격을 계획했다 막판에 취소했음을 밝혔다. 그는 “3곳의 다른 각도에서 보복 타격을 준비했다. 이로 인한 사망자가 150명에 달할 것이란 전망에 10분 전 공격 명령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은 절대 핵무기를 가질 수 없고 미국에 대항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20일 오전 4시쯤 자국 영공에 들어온 미 드론을 지대공 미사일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격추 직후 보고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긴급회의를 열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 최근 사의를 밝힌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 새 국방장관 대행으로 지명된 마크 에스퍼 육군장관 등이 참석했다. 오후에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까지 모여 대응책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쯤 공격 명령을 승인했다.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공격 시점은 21일 새벽으로 정하고 이란 군 레이더와 미사일 포대 등을 제한 타격하는 것이 목표였다. 폭격기와 전함 등이 미사일 발사 준비도 마쳤지만 막판 철회했다.
NYT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 볼턴 보좌관, 해스펠 국장 등 ‘매파’는 찬성했지만 국방부 관료들은 중동 내 미군이 위험하다며 반대했다. 하원을 장악한 야당 민주당의 반발도 있었다. 슈머 원내대표는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이번 공격이 전쟁으로 번질 수 있으며, 군사행동은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주지시켰다”고 했다.
양국의 진실공방도 거세다. 이란은 ‘영공 침범’을, 미국은 ‘국제공역에 있었다’고 주장한다. 이란 정부는 21일 “해당 드론이 여러 번의 경고에도 영공을 침입했다. 추락 후 잔해를 영해에서 수거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은 “이 사안을 유엔에 회부하겠다”고 했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미 민간항공사의 이란 영공의 비행을 금지했다. 유가 상승도 뚜렷하다. 20일 뉴욕시장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4% 급등했고, 21일 오전 9시 30분(현지 시간)에도 0.35% 올랐다. CNBC는 국지전이 발생하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중대 분쟁이 발생하면 15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