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미국 상원 빌딩에서 미 방송위원회(BBG) 주최로 ‘뉴미디어 혁명과 지구촌 참여(engagement)’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뉴미디어 혁명이 북한, 이란, 쿠바에서도 가능한지 논의하는 자리였다. 북한의 경우 쿠바, 이란보다 더 폐쇄적이어서 뉴미디어를 통한 변화는 힘들다는 것이 토론자들의 진단이었다. 1980년대 북한 김일성대에서 유학한 북한문제 전문가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어떤 외국 발행물도 검열을 거치지 않고는 북한에 돌아다닐 수 없다”며 “위성수신 라디오를 소유하는 것도 정치적 범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현재 북한 내부의 인터넷 환경은 어떨까. 외부 세계와 연결된 인터넷은 없지만 북한 안에서만 연결되는 인트라넷은 많이 발달돼 있다. 인트라넷 주소를 갖고 있는 기관이 수천 개나 된다. 북한은 2004∼2007년 인트라넷용 광케이블을 주요 도시와 읍까지 연결했다. 평양의 데이터 전송속도는 70∼80Mbps, 지방은 10Mbps로 한국의 2000년대 초반 수준이다.
북한에선 2000년대 중반까진 집에서 전화 모뎀을 이용해 누구나 자유롭게 접속해 채팅도 할 수 있었다. 그러다 2006년 6월 평양의 한 누리꾼이 북한 최초 홈페이지 조선컴퓨터센터(컴퓨터 관련 국영연구소)의 ‘내나라’ 개설 10주년을 기념해 ‘평양체육관에서 농구경기를 하자’는 글을 게시판에 올리자 실제로 300여 명이 체육관에 나타난 사건이 일어나면서 가정에서의 접속이 차단됐다. 모임을 엄격히 통제하는 북한에서 수백 명이, 그것도 중앙당 청사와 걸어서 10분도 안 되는 평양체육관에 순식간에 모인 것을 보고 당국은 즉시 인트라넷 집중검열을 벌였다. 채팅방이 남한 말투를 퍼뜨리는 온상이라는 것까지 알게 됐다. 이후 북한 전역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PC방이 모두 폐쇄됐다. 현재 북한의 인트라넷은 기관을 통해서만 접속이 가능하다.
하지만 집집마다 컴퓨터를 보유하는 것은 통제하지 않는다. 오히려 부의 상징으로 통한다.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평양시 전체 가구의 20% 이상이 컴퓨터를 갖고 있으며 지방 주요 도시들에도 컴퓨터가 있는 집이 많다. 주로 펜티엄4급 중고 컴퓨터가 많이 보급돼 있다.
하지만 망에 접속할 수 없기 때문에 문서작성, 게임, 동영상 등 간단한 작업만 한다. 컴퓨터는 전략물자로 반입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지만 중국을 통해 공공연하게 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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