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쉼터로 변신한 베를린 랜드마크 대형식당…식사도 제공

  • 뉴시스
  • 입력 2020년 12월 18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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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서 일정부분 지원받아 노숙자 돕고 직원들에 일도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급증으로 영업을 할 수 없게 된 독일 베를린의 대형 식당 ‘호프브로이 베를린’이 코로나19로 더 힘든 겨울을 보내야 하는 노숙자들에게 숙소로 제공하고 따뜻한 수프 등 식사까지 제공하고 있다.

라트비아 출신 노숙자인 카스파스 브레이닥스는 지난 3개월 간 거리두기를 위해 노숙자 쉼터의 수용 인원이 줄어들어 쉴 곳을 찾지 못해 거리에서 춥게 지내야만 했다. 게다가 야외로 다니는 사람들이 줄면서 구걸을 하거나 빈 병 등을 주워 돈을 마련하는 것도 한층 힘들었다.

그러나 베를린의 랜드마크인 ‘호프브로이 베를린’이 식당을 노숙자들에게 제공하면서 브레이닥스는 이러한 어려움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지금은 문을 닫은 뮌헨의 유명한 맥주집 호프브로이를 본떠 만든 ‘호프브로이 베를린’을 노숙자들에게 개방할 것을 제안한 사람은 한 노숙자 쉼터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식당 종업원이었다.

비요른 슈바르츠 호프브로이 베를린 매니저는 이에 대해 명백한 ‘윈-윈’ 제안이라고 말했다. 식당은 베를린시로부터 지원을 받아 어려운 시기에 노숙자들을 돕고 직원들에게 필요한 일을 제공할 수 있으며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것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적게나마 수입도 얻는다고 그는 말했다.

베를린시 및 2개 복지단체와 함께 호프브로이 베를린은 매일 2차례씩 150명의 노숙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화장실과 목욕 시설을 쓸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밤에는 숙박도 허용하고 있다.

넓은 식당 내부에 한정된 인원만을 허용해 감염 예방에도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3개월 전 일자리를 찾아 라트비아로부터 독일로 온 브레이닥스는 그러나 약속받았던 육류공장에서의 일을 구하지 못하고 노숙자 신세가 됐다. 그는 구걸을 하며 라트비아로 돌아갈 여비를 모으고 있다.

베를린에는 현재 약 1만2000명의 노숙자가 있는 것으로 시는 추산하고 있다.

[베를린=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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