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예멘 후티 반군에 공급되던 이란제 무기를 해상에서 압수하는 과정에서 미 해군 특수부대원 2명이 실종된 사실이 사고 닷새 만에 알려졌다. 압수된 미사일들은 최근 후티반군의 상선 공격에 사용된 것과 동일한 기종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은 예멘 내 후티 반군 근거지에서 발사 준비를 마친 대함미사일을 상대로 세번째 표적 공습을 단행했지만 반군은 그리스 해운사 소유 벌크선에 미사일을 발사하며 맞대응했다.
로이터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동 지역을 담당하는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1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지난 11일 소말리아 인근 아라비아해를 항해하던 아랍 돛단배 ‘다우(dhow)’ 한 척에서 이란제 미사일 등을 압수했다고 발표했다.
압수된 품목에는 중거리탄도미사일(MRBM)과 대항순항미사일(ASCM), 방공무기 등이 포함됐다. 초기 분석을 마친 CENTCOM은 후티 반군이 홍해상의 상선을 공격하는 데 이같은 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했다.
지난해 11월 반군의 상선 공격이 시작된 이래 이란제 첨단 재래식무기(ACW)가 압수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에릭 쿠릴라 CENTCOM 사령관은 “이란이 후티 반군에게 살상 무기를 계속 공급해 왔다는 게 분명해졌다”며 “이란이 중동 지역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CENTCOM은 압수한 미사일 사진도 이날 공개했다. 사진에는 약 30개의 부품이 찍혔는데 영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파비안 힌츠 연구원은 WSJ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제 대함 순항미사일과 사거리 800마일(약 1300㎞)짜리 로켓 엔진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CENTCOM은 앞서 소말리아 해역에서 실종된 것으로 전해진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대원 2명이 지난 11일 후티 반군 무기 압수 작전 도중 실종됐다고 밝혔다. WJS은 이날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당시 네이비실 대원 1명이 문제의 도우에 올라타던 도중 물에 빠지자 다른 대원 1명이 훈련 매뉴얼에 맞춰 뒤따라 입수해 모두 실종됐다고 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네이비실 대원수가 몇 안 되기 때문에 실종 대원 가족들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할 때까지 미군이 공식 발표를 미뤄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라비아해 수온이 높은 데다 현재 철저한 수색 작전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대원들이 생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의 무기 지원 사실을 확인한 CENTCOM은 이날 예멘 내 후티 반군의 근거지를 상대로 표적 공습을 가해 발사 준비 태세를 마친 대함탄도미사일(ASBM) 4기를 파괴했다. CENTCOM은 성명을 통해 파괴된 미사일이 지역 상선과 미군 함정에 즉각 위협을 가할 수 있었다고 공습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전날 홍해상을 지나던 미국 해운업체 소유 벌크선 지브롤터 이글호는 후티 반군이 쏜 대함 미사일에 맞아 화물 적재함 일부가 손상됐다. 지난해 10월 발발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하마스 지지 의사를 표명한 후티 반군은 11월 중순부터 지금까지 홍해 상선을 향해 최소 30회 이상 미사일과 드론(무인기)을 발사했다.
이에 미국은 후티 반군의 공격 능력을 제거하기 위해 지난 12일 영국과 함께 후티 반군의 근거지 28개 지역 60여개 군사 목표물에 150발 이상의 미사일을 투하했다. 14일에는 예멘의 수도 사나의 후티 레이더 시설에 추가 공격을 단행했다. 따라서 이날 ASBM 파괴는 미국이 이틀 만에 단행한 세번째 공습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후티 반군은 미군의 공습 직후 이날 홍해를 운항하던 그리스 해운업체 소유 벌크선 조그라피아호를 향해 미사일 1발을 쏴 자신들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피격 상선에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항행을 이어가고 있다고 CENTCOM은 밝혔다. 영국 해양보안 컨설팅업체 P2P그룹에 따르면 조그라피아호는 미사일 공격을 받기 직전 소형 보트를 탄 괴한의 총격을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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