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로 취임 한 달을 맞은 조국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 ‘청사진’을 대국민 보고 형식으로 직접 발표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전날(7일)까지 세 번의 자체개혁안을 내놓은 가운데, 검찰의 ‘셀프개혁’에 견제구를 던지고 개혁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검찰개혁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지난달 9일 취임한 조 장관은 검찰 직접수사 축소와 형사·공판부 강화, 검찰 감찰제도 개선 등 개혁과제를 그간 ‘장관 지시사항’으로 법무부를 통해 밝혀왔으나 직접 마이크를 잡은 건 이날이 처음이다.
조 장관은 검찰개혁에 관해 “‘다음은 없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며 “관련 법률개정은 국회에서 논의 중이라 법무부가 자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대통령령, 시행규칙 등 제개정 작업을 준비 중”이라고 운을 뗐다.
여기엔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윤 총장에게 조속한 검찰개혁안 마련을 지시한 뒤 대검찰청이 밝힌 자체개혁안이 대부분 수용됐다.
윤 총장은 지난 1일 서울중앙지검 등 3개 검찰청을 제외한 특수부를 폐지하고 외부기관 파견검사를 복귀시킬 것을 법무부에 건의하는 한편, 검사장 전용차량 이용은 즉각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를 반영, 서울중앙지검 포함 3개 거점청에만 ‘반부패수사부’를 설치하는 것을 골자로 이달 중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파견 필요성을 엄격하게 심사하기 위해 외부위원이 포함된 ‘검사파견심사위원회’를 설치·운영하기 위한 지침도 제정해 시행한다. 법무부 훈령제정으로 검사장 전용차량 제공은 이날부터 중단한다.
윤 총장이 지난 4일 두 번째로 발표한 ‘공개소환 폐지’는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 제정, 전날 발표한 ‘밤 9시 이후 심야조사 금지’는 법무부 훈령인 ‘인권보호수사준칙’을 법무부령인 ‘인권수사보호규칙’으로 격상해 제정하며 포함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조 장관은 “대검 제안을 받아들이는 건 당연하다”며 “특수부 같은 경우 검찰조직 전체 개편 문제가 있어 대통령령을 최종적으로 바꿔야 하는데, 대검 내용을 기본으로 하되 플러스 알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의 선제개혁안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검찰 옥죄기’ 방안은 법무부 소속 민간위원회인 법무·검찰개혁위원회에서 나온 바 있다. 대검의 1차 감찰권을 회수해 법무부가 직접 검찰을 감찰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날 발표엔 ‘1차 감찰권 회수’는 빠졌다.
조 장관은 “검찰의 ‘셀프감찰’ 부분은 2차 감찰권을 적극 행사해 1차 감찰의 부족함을 밝혀내겠다”며 “개혁위 권고대로 법무부가 직접 전국 검찰을 실효적으로 감찰하려면 법무부 감찰관실을 어떻게 개편해야 하는지 논의·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비리검사’ 의원면직 제한사유를 강화하고, 그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단 지적이 있어온 행정사무감사권을 적극 행사한다는 방침이다.
윤 총장이 “능동적 개혁”을 언급하며 검찰이 검찰개혁 주체임을 강조하는 가운데 법무부가 감찰권 실질화를 통해 검찰 내부 통제를 보다 강화할 방침을 밝힌 것이다.
법무부의 감찰권 강화가 현실화되면 조 장관과 법무부 간 ‘개혁 주도권’을 둘러싼 신경전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개혁위는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 법무부의 검찰 감찰권을 강화하는 개혁안이 실현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해선 “법무부가 판단할 문제”라면서 말을 아꼈다. 다만 중립성 유지를 위해 장관으로부터 독립된 감찰 전담팀을 마련할 것을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