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29일 검찰에 소환돼 9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이 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를 마친 이 비서관은 오후 7시45분께 서울중앙지검 현관을 나서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라고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비서관은 이날 오전 10시20분께 검찰 출석을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그동안 자신의 ‘검찰 소환 불응’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 비서관은 기자들과 만나 “저는 1월13일자로 그리고 1월17일자 두 차례 걸쳐서 검찰에 등기우편을 발송했다”며 “등기우편을 통해 검찰의 출석요청에 대한 저의 입장을 명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오늘 출석도 그때 표명한 입장표명의 연장에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비서관은 또 “저는 제 소임을 다하기 위해 제 휴대전화로 하루에도 많은 전화통화를 한다. 그런데 언제 걸려올지도 모르는 검찰 전화를 피하기 위해 제 수행에 긴요한 핸드폰을 꺼놨다는 건 조금만 생각해봐도 말이 안 된다는 걸 잘 아시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누가 어떤 연유로 저에 관해 반쪽짜리 사실만을 흘리고 있는지 저는 그것이 매우 궁금하다”고도 했다.
이 비서관은 “검찰조사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제 사건에 관해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며 “차분하고 절제되게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했다.
그는 ‘청와대에서 첩보 가공 정황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첩보 제보자를 알고 있나’ ‘첩보 전달 과정에 관여하거나 인지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엔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이 비서관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송 시장 경쟁후보였던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위 의혹수사 시발점이 된 청와대 첩보생산 및 사건 경찰이첩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이 비서관의 청와대 사무실과 자택에 등기우편을 통해 출석요구서를 전달하는 등 수차례 소환을 통보했으나 이 비서관이 응하지 않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선거개입 의혹 수혜자로 지목된 송철호 울산시장도 이날 오전 10시 출석 예정이었으나 건강상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검찰은 청와대가 2018년 6·13지방선거에서 송 시장이 당선될 수 있도록 선거공약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주고, 경찰을 통해 김 전 시장 주변인들에 대한 표적수사를 벌였다고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송 시장은 2018년 1월 자신의 측근인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과 정모 정무특보 등 선거준비조직인 일명 ‘공업탑 기획위원회’ 관계자들과 장환석 전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만나 울산공공병원 공약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시장은 단수공천되는 과정에도 외부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도 받는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30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다. 검찰은 임 전 실장에 대한 소환 조사 시기를 조율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청와대가 지방선거 당시 송 시장의 당내 경선 승리를 위해 경쟁 후보를 매수하려 했다는 의혹에 임 전 실장이 관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한편 이 비서관에 이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30일 첫 검찰 소환 조사를 받는다.
임 전 실장은 2018년 6·13지방선거 당시 후보자였던 송철호 울산시장의 당내 경선 경쟁자인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게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등과 함께 경선 포기를 종용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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