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안전성 높일 新 ‘지질 나노입자’… 국내서 기술 개발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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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서 큰 역할을 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의 안전성을 높이는 새로운 ‘지질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지질과 유전자로 이뤄진 지질 나노입자는 생체에 백신 물질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금교창 뇌융합기술연구단 책임연구원, 방은경 뇌융합기술연구단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남재환 가톨릭대 교수팀, 윤혜원 서울대병원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독성이 완화된 신규 지질 나노입자 조성 방법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mRNA 백신을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점은 백신 물질 전달체인 지질 나노입자의 독성을 줄이는 것이다. 지질 나노입자를 구성하는 ‘이온화 지질’이 체내에서 독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이온화 지질이 체내에서 생분해하도록 유도해 독성을 줄였다. 이때 백신이 세포 내 전달되는 효율을 낮추거나 면역 반응 발현을 억제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온화 지질 대신 당 성분의 지질인 ‘트레할로스’를 이용했다. 설탕을 대체하는 감미료로 알려진 트레할로스는 식물과 곤충에서 발견되는 당 성분이다. 트레할로스는 독성이 없고 백신 물질과 결합이 쉽다. 연구팀은 기존 지질 나노입자에서 50%를 구성하고 있던 이온화 지질을 25%로 낮추고 대신 트레할로스 25%를 추가해 새로운 지질 나노입자 조성 방법을 개발했다.

이 방법을 이용해 만든 mRNA 백신은 기존 지질 나노입자 조성 방법으로 만든 mRNA 백신과 비교해 생체에 들어갔을 때 항체의 농도 수준이 비슷해 면역 효과가 동일했다. 독성 완화 효과가 있었으며 백신 투여 방법에 따라 면역 관련 장기인 ‘비장’ ‘림프절’에 선택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 면역과 관련이 없는 장기로 백신 물질이 들어가 부작용을 일으키는 문제를 막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번 연구에 대해 방 연구원은 “독성이 적고 면역 관련 장기로 표적 전달이 가능한 mRNA 백신 전달체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전염병 예방 및 면역 항암 치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채린 동아사이언스 기자 rini113@donga.com
#지질 나노입자#백신 안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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