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美中 무역전쟁發 ‘블랙먼데이’… 글로벌 폭풍 휩싸인 韓 경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6일 00시 00분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다시 불붙으리라는 불안감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한국 코스피는 어제 2.56% 떨어졌고 코스닥 지수는 급변동을 막기 위한 사이드카가 발동될 만큼 폭락했다. 일본의 경제 보복 악재까지 겹쳐 한국은 하루 동안 주식시장에서 50조 원 가까이 증발했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금융시장이 모두 출렁였다. 일본 닛케이225 주가는 1.74% 떨어졌고 중국 대만 홍콩의 증시도 모두 급락했다. 외환시장도 변동 폭이 컸다. 원-달러 환율은 3년 5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는 등 원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위안화는 11년 만에 시장의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달러당 7위안을 돌파했고 엔화는 가치가 급등했다. 경제 불안으로 원자재 가격은 급락한 대신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 달러, 엔화 등의 가격은 올랐다.

가장 큰 원인은 소강상태에 있었던 미중 무역분쟁에 다시 기름이 부어졌기 때문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일 다음 달부터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고 중국은 그 책임을 미국 탓으로 돌리며 맞보복을 예고했다. 미국의 뉴욕 증시도 그 직후 하락했는데 태평양 건너 아시아시장에서 더 큰 회오리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미국이 주도하고 중국 유럽 일본 등 여러 나라들의 성장을 이끌었던 자유무역체제가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로 인해 위협받고 있다. 강대국들의 경제, 기술은 물론 외교 안보까지 포함한 패권 다툼에 세계 교역 질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경제의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세계 경제 질서 및 무역 판도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고 부침이 심해질수록 세계 무역은 쪼그라들고 경제는 휘청거리게 된다. 미국은 아직 경기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인하했고, 최근 중국 위안화 가치 하락도 두드러져 두 강대국 사이에 환율전쟁마저 우려된다. 금융시장의 변동을 세심하게 모니터링하면서 경제정책의 안정적 운용과 산업경쟁력 강화로 대내외 위기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미중 무역분쟁#코스피#코스닥#아시아 금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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