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생과 일부 중국 유학생들 사이에 홍콩 시위를 둘러싼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그제 한양대에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를 제거하려는 중국 유학생들이 한국 학생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연세대에서는 홍콩 시위 지지 현수막이 하루 만에 철거되자 학생 모임 측이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를 떼어 가지 못하도록 불침번을 세우는 곳도 있다고 한다.
중국 유학생들이 홍콩 사태에 대해 자신들의 의견을 나타내는 것은 한국 대학생들이 의견을 피력하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런 표현의 자유는 다른 사람의 표현의 자유 또한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성립된다. 남이 붙인 대자보를 훼손하려는 것은 표현의 자유도 뭣도 아니고, 사실상 폭력 행위다. 한 대학에서는 홍콩 시위 대자보 위에 ‘김정은 만세’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메모지를 붙이기도 했다. 자신들의 정치적 의사표현을 하고 싶다면 다른 사람의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란 점부터 배우길 바란다.
일부 중국 유학생들의 한국 내 정치적 일탈 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당시에는 티베트 인권을 주장하는 시위에 반발해 폭력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중국 유학생들은 자신이 유학 중인 국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부터 갖춰야 할 것이다. 일부 유학생들의 방자한 행동은 국내 대학의 높은 중국인 유학생 의존도 한 요인이다. 올해 학위 및 연수과정을 포함한 중국 유학생은 7만1067명으로 전체 유학생의 44.4%에 달한다. 한중 관계의 앞날을 짊어질 젊은이답게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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