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역병 뚫고 中 가는 주재원, 마스크 생산 연장근로 막는 노총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1일 00시 00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공장을 폐쇄했던 중국 내 주요 공장들이 춘제 연휴가 끝나는 10일 일제히 재가동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중국 내 한국 기업들도 공장으로 복귀해 정상 출근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중국 내 주재원들은 물론이고 한국에 나와 있던 주재원들도 중국으로 복귀하고 있다.

이들이 사업장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더 이상 공장 폐쇄를 방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품 공급 중단과 납품기일 차질 등으로 해당 공장뿐만 아니라 연관 산업 전체가 올스톱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어쩔수 없이 공장을 가동하기로 했지만 주재원 당사자나 가족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개별 공장 내 엄격한 사전 방역 활동은 기본이고 재가동 후에도 감염 방지를 위한 철저한 대책과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공장 재가동과 직원들의 건강을 맞바꿨다는 비난이 쏟아지는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재가동되는 중국 내 작업장과 달리 현 시점에서 반드시 풀가동해야 할 분야가 마스크나 소독약 생산업체, 방역 및 보건 서비스 업종이다. 감염 방지를 위한 기초 장비인 마스크는 평소보다 가격이 몇 배로 뛰어도 일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업무량이 폭주하고 있는 관련 업종 종사자들의 노고는 안쓰럽지만 당분간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런데 어제 민노총과 한국노총 위원장들은 이번 마스크 제조업의 경우처럼 업무량 급증과 같은 경영상 사유로 인한 특별연장근로에 반대한다며 19일 소송을 제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우한 폐렴 사태는 사실상 재난에 가까운 비상 상황이다. 마스크, 소독약 제조업체의 연장 가동을 반대하는 양대 노총 간부진들은 도대체 어느 나라 국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우한 폐렴 사태는 정파, 노사 할 것 없이 전 국민이 전력을 다해 공동 대처해야 할 사안이다. 근로자의 권익은 지켜야 하지만 일단 사태는 진정시키고 난 뒤 이해관계를 따져도 늦지 않다. 최소한의 양식은 지키기를 바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마스크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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