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천파행 野비례정당… 사천 욕심내면 공천혁신 물거품 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1일 00시 00분


미래통합당의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은 5선의 원유철 의원을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으로 선출했다. 그제 비례후보 명단 수정안이 당 선거인단에 의해 부결된 데 책임을 지고 한선교 전 대표 등이 총사퇴하자 원 의원 등이 새 지도부로 이적했다. 한국당이 모(母)정당인 통합당이 추천한 영입인사들을 후순위로 돌린 비례후보 공천을 밀어붙이자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친황(親黃) 체제’ 성격인 강한 지도부로 전면 교체한 것이다. 새 지도부는 공병호 공천관리위도 해체하고 새 공관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개정된 선거법에 따르면 모정당과 비례정당은 별개의 독립정당이다. 법적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모정당이 비례정당을 만든 만큼 두 정당은 정책 노선을 공유하는 협력 관계임을 부인할 수 없다. 황 대표가 대학 후배인 한선교 의원을 비례정당 대표로 민 것도 양당 간 긴밀한 소통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마이 웨이’를 한 한 전 대표나, 한 전 대표를 향해 “나쁜 정치 말라”고 비난한 황 대표 모두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여줬다.

황 대표가 한국당 지도부를 교체한 것은 당내 입지 확보를 위한 것이겠지만 향후 통합당과 한국당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해 공정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벌써부터 통합당 공천 막판에 황 대표와 인연 있는 사람들이 공천돼 사천(私薦) 의혹이 일고 있다. 노른자위 지역구인 강남권에 그간 후보군으로 거론되지 않았던 황 대표의 고교 선배, 그리고 황 대표와 가까운 사이인 친박 중진의 동생이 단수 공천을 받았는데, 이런 식의 공천이 보수쇄신과 세대교체라는 공천혁신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인지 의아해하는 국민이 많다.

이번 주말에 이뤄질 한국당 비례후보 재공천에도 만약 친황 그룹이 세 확산을 노려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통합당과 한국당에 대한 국민의 실망은 더욱 커질 것이다. 탄핵의 강을 건너 보수의 가치를 분명히 하는 쇄신·혁신 공천으로 승부를 걸어야 할 때 사천 조짐이 현실화된다면 보수진영의 희망을 꺾는 배신이 될 것이다.
#미래한국당#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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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추천 많은 댓글

  • 2020-03-21 07:47:05

    느그 동아일보 조수진 기자가 김무성 사천이던데?????

  • 2020-03-21 12:37:23

    이제 집안싸움은 공멸이다.나라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는 방법은 오는 총선에서 사이비 이단집단 문재인교를 완전히 박멸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더이상의 집안 싸움은 인정안된다.

  • 2020-03-21 11:04:41

    한국당 비례대표 명단을 다시 정하려면 그렇다면 황교안이 어영부영 인재라고 영입한 사람들도똑같이 모두 배제하고 모두 새로 정하지 않고 그들을 끌어들이는 사천 생쇼를 하는거라면 이번 총선에 과반수를 얻지 못하면 그건 전적으로 황교안 때문이고 역사의 쓰레기로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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