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巨與 원내사령탑, 野와 협치하고 靑에 할 말 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8일 00시 00분


180석의 슈퍼여당 원내사령탑에 4선의 김태년 의원이 선출됐다. 김 의원은 어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163표 가운데 과반인 82표를 얻었다. 친문 핵심인 전해철 의원은 72표를 얻었고, 비문의 정성호 의원은 9표를 얻었다. ‘당권파 친문’으로 여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김 원내대표는 “경제위기 극복 대책은 직접 챙겨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원내대표가 되면 국회법 개정안을 1호 법안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모든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치게 되어 있는 시스템을 고치고 법안 자구(字句) 심사권을 폐지해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는 게 개정안 요지다. 그러나 이 개정안은 야당 몫 법사위원장 권한을 무력화하고 여야 간 대화와 타협보다는 일방적인 법안 처리에 방점이 찍혔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국회 의사 결정은 여야 간 대화와 타협이 기본이다. 20대 국회에서 범여권 ‘4+1’협의체가 제1야당을 배제한 채 선거법 개정을 밀어붙이다가 벌어진 국회 파행이 재연되어선 안 된다.

총선에서 압승했다고 해서 그동안의 국정 방향과 운용방식이 국민 추인을 받은 것처럼 행동한다면 이는 총선 민의를 잘못 읽은 것이다. 더욱이 지금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국론을 뭉쳐야 할 때다. 여당 새 원내사령탑은 야당과 대화하고 타협하는 진정한 협치를 실현해야 한다. 이해찬 당 대표가 2004년 총선에서 과반을 확보한 열린우리당이 강경 지지층에 휘둘려 몰락했던 전철(前轍)을 경계하자고 한 당부를 새겨야 한다.

국회 운영을 실질적으로 주도할 김 원내대표는 국회 기능 정상화의 소임도 잊지 말아야 한다. 국회의 본분은 행정부를 비판하고 견제하는 입법부 역할이다. 여당 원내대표로서 원활한 당정청 관계도 소홀히 할 수 없겠지만 국회가 청와대의 뜻을 알아서 받드는 ‘통법부(通法府)’라는 지적을 들어서야 되겠는가. 여당은 정부를 견인할 수 있어야 하고, 국회는 여야의 양 날개로 움직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슈퍼여당#원내사령탑#김태년 의원#국회법 개정안#협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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