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전문학교 나온 故정운오씨, 한강관광호텔 세워 자수성가
가족들 “생전 늘 인재후원 말씀… 작고 31년만에 아버지 뜻 이뤄”
작고한 한 사업가의 딸들이 ‘31년 전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뜻’이라며 100억 원이 넘는 돈을 고려대에 기부했다.
고려대는 “한강관광호텔의 창업주 고 정운오 씨의 네 딸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융·복합 인재를 양성하는 데 써 달라’며 102억 원을 학교에 쾌척했다”고 18일 밝혔다. 정 씨는 고려대의 전신인 보성전문학교 상과를 1941년에 졸업했다.
고인의 네 딸 재은, 윤자, 인선, 혜선 씨는 유산으로 물려받은 사업체 매각 대금 중 102억 원을 전액 현금으로 고려대에 기부했다. 이들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30년이 지났는데 이제야 아버지의 꿈을 이뤄드리게 됐다”고 했다.
딸들은 고인이 태어난 지 100년째가 되는 올해 기일을 앞두고 아버지의 뜻을 대신 받들기 위해 기부를 결심했다고 한다. 네 딸은 아버지를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 끝에 자수성가해 가족의 삶을 지탱해 준 버팀목으로 기억했다. 아버지는 생전 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들을 돕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지만 1988년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장녀 재은 씨는 “아버지는 모교인 고려대를 정말 자랑스러워하셨고 자신은 청빈하게 사시면서도 나라의 미래를 이끌 젊은이들을 후원할 것이라고 늘 말씀하셨다”고 회상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자녀들이 ‘기부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알리지 말아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고 전했다. 고려대는 정 씨의 이름을 따 ‘정운오 기금’을 조성하고 ‘정운오IT·교양관’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진택 고려대 총장은 “인재 양성을 위해 기부금을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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