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에 부메랑된 선거법 85조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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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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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의 선거개입 포괄적 금지… 국정원 댓글사건 이후 신설된 조항
박근혜-현기환 등 朴정부 인사 처벌… 이번엔 개정 전 비판했던 조국 겨눠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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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은 처벌하되 정권의 정통성은 살려주는 판결.’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으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2014년 1심 재판부가 공직선거법상 선거 개입 혐의를 무죄로 선고하자 서울대 교수였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해당 판결을 이렇게 비판했다.

법원의 판단은 공무원의 선거 개입 금지 행위를 제한적으로 규정한 옛 선거법 조항 때문이었다. 좁은 개념인 ‘선거운동’만을 금지하고, 넓은 개념인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열거된 항목에 해당될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처벌했기 때문이다. 공무원의 행위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더라도 ‘선거운동 정도에 이르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었던 것이다.

댓글 사건 이후 정치권에서 공무원의 정치 중립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면서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또는 지위를 이용해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전체를 금지하는 선거법 85조 1항이 신설됐다. 처벌 수위가 높아졌고, 공소시효는 10년이 됐다.

2014년 2월부터 시행된 이 조항은 청와대가 관여한 선거 개입 의혹 사건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이 조항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현기환 전 대통령정무수석, 강신명 전 경찰청장 등 박근혜 정부 인사들이 형사 처벌을 받았다. 현 정권에도 부메랑이 돼 개정 전 조항을 비판했던 조 전 장관은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재직 당시 업무로 신설 조항을 위반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받고 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선거법#청와대#선거 개입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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