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 노동당 전 비서가 남편 장성택 처형 후 6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데 대해 ‘김정은 홀로서기의 시작’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27일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는 자신의 블로그에 게시한 글을 통해 “이번 김경희의 등장은 김경희 후견 정치의 종말 선언, 김정은 홀로 서기 시작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글을 올려 “지난해 2번 있(었던) 당 전원회의를 계기로 김경희 라인의 많은 간부가 집으로 들어갔다”며 “김경희 라인은 대부분 70대 80대로서 김경희보다 조금 우이거나 동년배들”이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지금 북한 당 중앙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최룡해나 박봉주, 김형준 등인데 그중 박봉주만 80대”라며 “김경희 나이가 46년생으로서 올해 74세이고 최룡해가 70세, 김형준이 71세다. 지금 북한 권력서열에서 70대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이 격차가 더욱 좁아질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렇게 꼰대, 수구세력이 빠지고 김경희의 입김도 빠지면 김정은, 김여정 등 김씨 일가 3대가 독자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게 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정책에서 탄력성과 동시에 혼란도 동시에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김정은의 고민은 생리적 변화로 들어설 소장파, 실용파와 북한의 밀레니얼 세대를 어떻게 관리하는가다”라며 “공산주의체제는 단번 혁명을 통해 변혁되기 힘들다. 세대교체를 통해 무엇인가 새롭게 해보려는 시도들이 생기고 개혁이 진행되는 와중에 통제력을 잃으면 체제 전환으로 넘어갔다는 것이 역사”라고 지적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체제가 이미 실패한 체제라는 것을 모르는 북한 사람은 없다”며 “지난해 12월 김정은이 북한 군단장들을 백두산에 데리고 가 향후 북한의 운명은 혁명의 대를 어떻게 이어놓는가에 달려 있다고 우는 소리를 한 것도 다 이러한 이유와 관련된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강경정치의 한계점이 다가 오고 있다. 우리는 북한의 소장파가 좌쪽 신호등을 켜고 경적은 요란하게 울리면서 실지로는 우측으로 핸들을 서서히 돌리지 않는지 눈여겨보아야 한다”며 “수구와 이념은 퇴직하고 실용을 중시하는 소장파가 점차 권력을 잡는 것은 막을 수 없는 생리적인 변화”라고 지적했다.
태 전 공사는 “통일은 다가오고 있다. 향후 10년 혹은 20년 내에 큰 일이 일어난다”며 “지금부터 적극적인 대비와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태 전 공사는 김경희의 등장 배경으로 건강 악화를 꼽기도 했다.
그는 “지난 6년간 김경희가 김정은 뒤에서 최고위급들을 관리하고 막후 후견인 역할을 해 왔다고 가정하면 김경희를 갑자기 등장시킨 원인은 김경희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는 증거”라며 “만일 김경희가 갑자기 죽는다면 김정은은 영원히 고모를 독살했다는 누명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니 빨리 북한사회에 고모의 건재감을 보여주어 실(제로) 고무부를 처형한 장본인은 자신이 아니라 고모의 결심이였으며 자신은 고모의 결심을 이행했을 뿐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라며 “김정은의 장기집권에서 오명으로 남아있을 ‘김경희 독살설’을 털어버리고 고모부처형 책임을 고모에게 넘기는 김정은 다운 ‘묘수’이고 ‘꼼수’”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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