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대구 남구의 조재구 청장은 25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결국 눈물을 보였다. 조 구청장은 “(확진자가) 어제 오후 11시 기준 190명, 오늘 갑자기 80명이 늘었다. 200명이 넘는 환자들의 입원 조치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남구청 방문을 마치고 차에 타려던 문 대통령을 붙잡고 “(남구청) 재정이 전국 꼴찌다. 밤새 고민 끝에 몇 가지 적어 건의드리오니 꼭 도와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A4용지 두 장을 넣은 봉투를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조 구청장의 어깨를 두드리며 “알겠습니다. 힘내세요”라고 위로했다.
이날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대구를 찾은 문 대통령이 직면한 것은 대구의 눈물과 한숨, 그리고 호소였다. ‘코로나19 대응 대구지역 특별대책회의’에 참석한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통령께서 마스크 500만 개를 지원해 주셨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올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마스크의 해외 수출을 10%로 줄이고, 공공기관이 확보해서 시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구매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주 안으로 확진자 증가세에 뚜렷한 변곡점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전담 의료기관인 대구의료원을 찾은 문 대통령에게 유완식 대구의료원장은 “감염내과, 호흡기내과 전문의 절대 다수가 부족한 형편”이라며 “(물품은) 언제 동날지 모른다. 얼마나 필요하냐고 묻지 마시고 무조건 주시면 아껴 쓰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지역 소상공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정부에서는 대구의 경제적 어려움을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소상공인들의 발언은 공개하지 않았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재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구 기업 대부분이 수출을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인데 해외 바이어가 대구에 오지 않으려 한다”며 “중앙에서 지역 사정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으니 대출 만기 연장과 추가 대출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