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늦은 푸틴…0시36분~1시29분 ‘새벽 정상회담’ 진풍경

  • 뉴스1
  • 입력 2019년 6월 29일 02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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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적 결례 논란에 靑 “전체 일정 순연 탓…러측, 계속 양해 구했다”
정상만찬 및 공연 1시간 지연…앞선 러·프 회담도 예정보다 1시간 길어져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사상 초유의 새벽 정상회담인가요? 허허허….”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오사카(大阪)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새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어렵게 마치고서 주변에 이렇게 언급했다.

러시아측 숙소인 리가 로얄 호텔에서 열린 이번 한러 정상회담은 당초 전날(28일) 오후 10시45분 시작할 예정이었다. 통상적으로 빽빽하기 마련인 G20 정상회의 일정을 감안하면 불가능한 시간대는 아니었지만 실제 회담은 이보다 2시간 가량 늦어진 오전 0시36분에야 시작해 아예 날짜가 바뀌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푸틴 대통령의 앞선 회담이 늦어지면서 2시간이나 늦게 회담장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유례를 찾기 힘든 심야 정상회담 탓에 일각에선 러시아측의 외교적 결례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청와대에 따르면 전날 저녁에 열린 G20 정상만찬과 문화공연이 예정보다 1시간 가량 늦게 끝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한러 정상회담 직전에 예정됐던 러시아와 프랑스의 정상회담이 늦어졌다.

러·프 정상회담은 당초 오후 10시15분부터 10시45분까지 예정돼 있었으나 40분 가량 늦은 오후 10시55분에야 시작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도착이 늦었다고 한다. 게다가 회담 진행 시간도 예정했던 30분보다 1시간 가량 늘어난 1시간25분으로 길어지면서 당초 오후 10시45분에 끝날 예정이던 회담이 다음날 오전 0시20분에야 끝났다. 러·프 정상회담이 이렇게 길어진 정확한 배경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같은 호텔에서 열린 한러 정상회담은 이에 따라 오전 0시36분에 시작했다. 이날 회담은 예정했던 40분을 조금 넘겨 53분 동안 진행돼 오전 1시29분 끝났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지시간으로 이렇게 늦은 심야에 정상회담이 이뤄진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말했다.

회담 시작이 계속 지연되는 동안 문 대통령은 한국측 숙소에서 기다리다 실제 회담 시작 10여분 전에 연락을 받고 회담장인 러시아측 숙소로 이동했다.

국제무대에서 이미 ‘지각대장’으로 소문난 푸틴 대통령이 또 다시 외교적 결례를 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예의를 지키지 않은 결례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인 일정의 순연에 따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회의를 하다 보면 일정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특정한 사람이나 당사국의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회담에서 러시아측 사과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러시아측은 우리측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상황이 불가피하게 계속 늦어지고 있다. 회담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계속 양해를 구했고, 우리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며 “그래서 회담 자리에서 추가로 사과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아예 회담을 다음날로 연기하자는 논의는 없었느냐’는 물음에는 “양국 모두 시간이 늦더라도 회담을 반드시 하자는 의지가 강했다”고 말했다.

(오사카=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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