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이달 4일부터 한국에 수출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일본의 제재가 장기화될 경우 미국의 애플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기술 전문 외신 패턴틀리 애플(Patently Apple)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일본의 조치가 장기화 된다면 미국 최대 IT기업이자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인 애플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패턴틀리 애플은 애플의 공급사인 삼성과 LG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같은 첨단재료의 재고를 비축해 놓았을 가능성이 높아 애플이 단기간에 어려움에 처하지 않겠지만, 이 문제가 장기화되면 애플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조치가 결과적으로 최대 우방국인 미국에도 악영향 미칠 우려가 일부 현지 언론에서 제기된 것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인 애플은 국내 업체인 삼성, 하이닉스, LG로부터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공급받아 제품을 만들고 있어서 실제 한국 기업의 제품 생산 차질 시 애플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말한 품목들은 업계에서 일본의 점유율이 상당히 높은 품목이라 조치가 장기화 되면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재고를 활용한다거나 국산화를 진행한다고 해도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있을 수 있고, 애플도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관계자는 “조치가 아주 장기화 됐을 때를 가정한 이야기라 섣부르게 말할 수 없다”면서도 “지금까지 나온 애플 제품의 OLED 디스플레이는 삼성에서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고 중국이나 대만 업체의 기술력은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경제산업성은 1일 오전 10시 홈페이지를 통해 ‘외국환 및 외국무역법’(이하 외환법)에 의거한 수출관리 운용 정책을 개정해 오는 4일부터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리지스트·에칭 가스 등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TV와 스마트폰용 OLED 디스플레이의 핵심 재료다. 리지스트는 반도체 제조과정에 사용되는 감광재다. 에칭 가스(고순도 불화수소)는 반도체 제조 공정 중 필요한 소재다.
경제산업성은 이 같은 내용을 공지하고 “관련 부처에서 검토한 결과 한일간 신뢰관계가 현저히 손상됐다고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한국과 신뢰관계 아래에서 수출관리를 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산업성은 첨단재료 등에 대한 포괄 수출 허가신청이 면제되는 외국환관리법상 우대제도인 ‘화이트(백색) 국가’ 대상에서도 한국을 제외하기로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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