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통합위해 수용 추진했지만… 친박계 반발로 하루 만에 무산
한국당-새보수당 지역구 7곳 겹쳐… 논의 들어가도 공천 등 곳곳 암초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보수 통합을 위해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이 제시한 ‘보수재건 3원칙’ 수용 선언을 추진했으나 하루 만에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가뜩이나 새보수당 현역 의원 지역구 공천 8곳을 놓고도 곳곳에 암초가 있는 상황이라 황 대표와 유 의원이 협상 테이블에 앉기까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황 대표는 새보수당 하태경 대표의 예방 뒤 기자들과 만나 “큰 틀에서 내가 생각하는 것이 당시 바른미래당(유 의원 측)에서 얘기했던 것과 차이가 없다”며 “통합추진위에 같이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하 대표가 황 대표에게 “3원칙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요청했지만 즉답을 피한 것. 앞서 유 의원은 한국당과 통합 논의 전제 조건으로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 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자’고 제안한 바 있다.
황 대표의 선언 검토 사실이 알려지자 전날 밤부터 친박계가 황 대표에게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태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3원칙 수용 선언에 대해 반대한다”며 “광장에 나왔던 많은 애국자들이 황 대표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친박 의원들도 반대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지만 평소 보수 통합을 강조해온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누가 황 대표의 메시지를 오락가락하게 만드는가”라며 “통합을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당당하게 나와서 얘기하자”고 했다.
유승민 의원은 “‘묻지 마’ 통합으로는 국민 신뢰를 못 받는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유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새보수당을) 창당한 지 며칠이나 됐다고 그런 논의에 휩쓸리기보다는 저희 갈 길을 가는 게 낫다”며 거리를 뒀다.
특히 새보수당 의원 지역구 8곳 중 서울 관악을 외에 7곳에서 한국당 당협위원장들이 활동하고 있어 공천 문제를 정리하는 것 역시 난관이다. 한국당 강세 지역인 이혜훈 의원의 지역구(서울 서초갑)에는 국정원 1차장 출신인 한국당 전옥현 당협위원장이 활동 중이다.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에는 한국당 김규환 의원이 있고 하태경 대표 지역구(부산 해운대갑)에는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한국당 조전혁 당협위원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경기 평택을에는 유의동 의원에 대항하는 공재광 전 평택시장이, 정병국 의원의 경기 여주-양평에는 한국당 당협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선교 전 양평군수가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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