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원혜영 이어 이낙연도 요청
당내, 광진을 출마-호남권 지휘 거론
임종석 측, 가능성 열어놓고 상황 주시
검찰인사 이후 복귀에 비판론도
“당에서 저렇게까지 하고 있는데, 지금은 뭐라고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공개 러브콜이 잇따르자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주변 인사는 27일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11월 정계 은퇴 선언 때와는 사뭇 달라진 뉘앙스.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채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임 전 실장은 21일 민주당 정강정책 방송연설 첫 연설자로 나서면서 여권에서 거센 출마 요청을 받고 있다. 이해찬 대표와 원혜영 공천관리위원장에 이어 이낙연 전 국무총리까지 가세했다. 이 전 총리는 24일 임 전 실장 복귀 가능성에 대해 “대단히 잘 훈련되고 매력 있는 분이어서 도움을 줬으면 하는 것이 있다”며 “(총선에 출마하라는) 당의 강력한 요구도 있었지만 본인의 선언도 있고 해서 여러 고민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당에서 명분을 만들어주면 선거 막판에 당의 요청을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벌써부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을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이 지역에 도전장을 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맞붙을 수 있는 후보로 임 전 실장만 한 카드가 없다는 논리다. 실제로 추 장관도 임 전 실장에게 지역구를 물려주려는 뜻을 전달했지만 임 전 실장은 일단 완곡하게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의 텃밭인 호남 선거를 지휘하기 위한 여권 내 차기 대선 주자가 마땅치 않은 만큼 고향인 전남 장흥에 출마해야 한다는 말도 있다.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선거구는 민주평화당 황주홍 의원이 민주당보다 우위라는 여론조사가 나오고 있어 웬만한 후보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 여기에 이 전 총리가 서울 종로에서 출마하기로 한 만큼 임 전 실장에게 호남 선거를 맡기자는 구상도 더해졌다. △서울 이낙연 △대구경북(TK) 김부겸 △부산 김영춘 △경남 김두관에 △호남 임종석 항목을 더하자는 것이다.
물론 임 전 실장의 출마가 현실화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임 전 실장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에 연루돼 검찰 조사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다. 일각에선 추 장관이 검찰 인사를 통해 청와대 관련 수사를 진행해온 수사팀 간부를 교체한 뒤 임 전 실장이 총선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검찰발 리스크가 줄었다고 판단할 수도 있을 것”(또 다른 여권 관계자)이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감 잡고 도망쳤던 임종석, 벌써 돌아왔다. 드디어 (검찰 수사라는) 공습 해제. 숨어 있던 구멍 밖으로 머리 내밀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출마가 적절하지 않다는 말도 없지 않다. 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임 전 실장의) 생각이 분명했다. 나한테 ‘아뇨 (출마) 생각 없어요’라고 잘라 말했다”며 “당 입장도 있지만 사람을 실없는 사람으로 만들면 안 된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의 또 다른 측근도 “(불출마 결정은)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여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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