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갑은 문재인 정부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4선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의 지역구로 미래통합당은 ‘정권 심판론’ ‘보수의 심장 수복론’을 내세우며 이명박 정부 특임장관을 지낸 4선 주호영 의원을 수성을에서 빼내 전격 투입한 곳이다. 대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기도 해 탄핵 후 3년이 지난 현재 보수 야당이 얼마나 결집할 수 있는지, 정부 여당에 대한 보수 핵심부의 정서가 어떤지 등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선거구이기도 하다.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대구 수성갑 지역구에 사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510명을 대상으로 28일 여론조사를 한 결과 다자대결 구도에서 민주당 김 후보(41.3%)와 통합당 주 후보(38.3%)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응답률은 13.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무소속 이진훈 후보가 7.6%, 친박신당 곽성문 후보는 0.7%를 기록했다. “반드시 투표할 것이다”라고 답한 적극적 투표층(전체 응답자의 77.1%) 지지율에선 김 후보가 41.0%, 주 후보가 43.4%로 역시 오차범위 내에 있어 투표 당일 지지층의 결집도에 따라 선거 결과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에서 공천이 배제된 뒤 무소속 출마한 이 후보와 한나라당 17대 의원이었던 곽 후보는 모두 보수 진영 인사들로, 향후 야권 후보 단일화가 선거의 핵심 변수가 될 듯하다. 통합당 관계자는 “수성구청장을 지낸 이진훈 후보의 조직력과 낙천에 대한 동정론으로 7.6%까지 나오는 것”이라면서 “단일화를 할 경우 주 후보가 이 후보의 표를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수성갑 선거 의미에 대한 조사에선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라는 답변이 59.1%로 정권 심판의 의미를 담은 “여야 승부처”(28.5%)라는 답변보다 높게 나타났다. 김 후보가 ‘글로벌 로봇산업도시 개발’, 주 후보가 ‘여성·청소년 안전도시’ 공약을 내세운 것과 맥을 같이한다. 하지만 주 후보는 “정권 심판과 이념 대결의 최전선”이라고 선거 프레임을 규정했고, 김 후보는 “대구는 진영정치의 희생양”이라고 받아치는 등 ‘정권 심판론’ 이슈도 만만치 않게 형성되어 있다.
이와 함께 총선 전 나온 박 전 대통령의 ‘통합 메시지’보다는 대구경북 지역에 큰 타격을 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현실 문제에 관심도가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유행이 지지 후보 선택에 영향이 있다”는 반응이 56.3%였고,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56.4%)가 부정적인 평가(38.5%)보다 많았다.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총선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답변(61.8%)이 “영향이 있을 것”(25.4%)이라는 응답보다 많았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대구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의료봉사를 한 효과도 나타났다. 이전 동아일보 조사에서 수도권에서 3%대 지지율을 보이던 국민의당은 수성갑에선 5.7%의 정당 지지율로 정의당(4.5%)에 앞서 3위였고, 비례대표 정당투표 의향(8.4%)도 정의당과 동률을 기록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