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정중앙에 위치한 부산진갑은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3선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에 맞서 미래통합당이 부산시장과 4선 의원 출신인 서병수 후보를 전략 공천해 승부수를 띄운 곳이다. 4·15총선에서 부산 전체 의석(18석)의 향배를 엿볼 수 있는 ‘리트머스시험지’로 평가받는 곳. 두 후보는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동아일보가 지난달 31일과 4월 1일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부산진갑 지역구에 사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김 후보가 38.9%, 서 후보가 35.9%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밝힌 적극 투표층에서는 김 후보가 40.6%, 서 후보가 40.1%로 간극이 0.5%포인트로 더욱 좁혀졌다. 통계적으로는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초접전 양상. 김 후보 지지층은 ‘주변 사람들의 평가’, 서 후보 지지층은 ‘능력과 경력’을 주된 후보 선택 기준으로 꼽았다. 통합당에서 탈당한 무소속 정근 후보가 11.2%, 민생당 정혜정 후보가 0.7%를 얻었다.
서병수, 정근 후보 간 단일화를 가정한 여론조사에서는 김 후보 41.7%, 서 후보 39.5%로 격차가 기존 3%포인트에서 2.2%포인트로 미세하게 줄어들었다. 정 후보 지지층 중 32.6%가 서 후보를 택했고 27.3%가 김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정 후보가 최근 서 후보의 2016년 새누리당 공천 개입 의혹을 주장하는 등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 후보 측 관계자는 “서 후보가 정 후보 캠프로 직접 두 차례 찾아갔다. 언제든 단일화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했지만 정 후보는 완주 의지를 밝히고 있다.
부산진갑은 전통적인 보수 텃밭이었다가 2016년 총선에서 김 후보가 민주당 계열 후보로는 처음 당선된 곳이다. 이번 조사에서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한 여당 지지(39.6%)와 문재인 정권 심판을 위한 야당 지지(38.2%) 여론이 첨예하게 맞섰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36.7%, 통합당 33.3%였지만 비례정당에 대한 지지는 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29.4%로 더불어시민당(18.6%), 열린민주당(7.9%)을 앞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정부 대응을 긍정 평가하는 유권자가 62.5%에 달하는 점은 막판 주요 변수로 꼽힌다. 정부가 추진하는 긴급재난지원금이 내수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도 52.2%를 기록했다.
김 후보는 “열흘 전만 해도 통합당이 부산 18석을 싹쓸이하겠다고 큰소리칠 정도였는데 요즘엔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잘했다는 여론에 힘입어 민주당 지지가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서 후보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은데 ‘통합당 너희가 하는 거 보고 선택을 결정할 테니 잘하라’는 마음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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