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올 세계 무역, 1930년 대공황 이후 최대 32% 급감할 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9일 15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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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세계 무역이 최악의 경우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대인 32% 급락할 수 있다고 세계무역기구(WTO)가 8일(현지시간) 전망했다. 미국 등 북미와 아시아 지역 수출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여 무역 위축이 실업 대란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WTO는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경제활동과 생활이 지장을 받으면서 올해 세계 무역이 13% 또는 32%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며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지난해 세계 상품 무역은 0.1% 감소했다.

낙관적인 시나리오의 경우 올해 세계 상품무역이 전년 대비 13% 감소하고 내년에 21% 반등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경우 세계 경제 성장률도 올해 2.5% 감소하고 내년 7.4% 반등한다.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세계 상품무역이 32% 급감하고 내년 24% 회복할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 경제 성장률도 올해 8.8% 감소했다가 내년에 5.9%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다. 블룸버그통신은 “낙관적인 시나리오도 상품무역과 세계 경제성장률이 각각 12%, 2% 감소한 2009년 세계 금융위기 때보다 더 나쁘다”며 “비관적 시나리오가 현실이 된다면 대공황 이후 세계 무역의 가장 급격한 하락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호베르투 아제베두 WTO 사무총장은 “질병 외에도 무역과 생산의 피할 수 없는 감소로 가계와 기업이 고통을 겪을 것”이라며 “하지만 빠르고 탄탄한 반등도 가능하다. (각국 정부가 위기 극복을 위해) 지금 내린 결정에 미래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세계 무역 위축은 서비스업과 제조업 선진국의 대량 실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WTO는 “거의 모든 지역이 올해 무역이 두 자릿수 감소하고 북미와 아시아의 수출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달 금융사 이코노미스트와 경제학자 등 57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은 미국 실업률이 6월 13%로 상승하고 12월에도 1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의 경제 분석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도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월 전망치보다 5%포인트 낮은 ‘마이너스(―) 2.8%’로 하향 조정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전망치를 추가로 내려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각국의 봉쇄 정책이 3분기(7~9월)까지 이어지는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서 올해 세계 경제의 성장률이 ―8%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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