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가 16일 비례대표 명단을 확정하고도 당 안팎의 이견 때문에 진통 끝에 최고위원회 의결을 하지 못했다. 이를 놓고 통합당과 한국당 내에선 “통합당 황교안 대표와 한국당 한선교 대표의 잠재된 갈등이 폭발한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등 비례대표 공천 갈등도 새롭게 불거지는 양상이다.
한국당 공관위는 이날 40명의 비례대표 순번을 배정하고 6명의 비례대표 순위계승 예비명단을 작성했다. 1번에는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2번에는 신원식 전 육군수도방위사령관, 3번은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 씨가 배정됐다. 조태용 전 외교부 1차관이 4번을 받았고 정운천 최고위원은 18번을 받았다. 4일 박근혜 전 대통령 옥중서신을 공개하고 한국당에 비례대표를 신청한 유영하 변호사는 명단에서 제외됐다.
비례대표 명단은 100여 명의 대의원 투표에서 통과했지만 당 최고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한 최고위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 대표와 공병호 공관위원장 등 몇 명이서 만들어낸 비례대표 명단”이라며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하는 내용인 만큼 새로 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최고위원은 한 대표를 포함해 정운천 이종명 김성찬 조훈현 의원 등 5명으로 3명 이상이 반대하면 명단이 확정되지 않는다. 정 최고위원 등 과반의 최고위원 등이 의결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모(母)정당인 통합당의 반발이 거세 “비례대표 명단을 둘러싼 양당의 갈등이 어디로 불거질지 모른다”는 얘기도 나왔다. 통합당이 비례 1번으로 추천했던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이 이날 작성된 비례대표 명단에서 21번, 전주혜 전 서울지법 부장판사는 23번을 받아 사실상 당선권 밖으로 밀려났기 때문. 통합당과 한국당 내부에선 “법적으로 한 대표를 컨트롤할 수가 없으니 한국당을 아예 버리고 새로운 당을 창당해서 비례대표 후로를 새로 추천하는 방안도 있다”는 강경론까지 제기됐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한국당 명단을 보고 받고 불쾌감을 표시하고는 한 대표를 직접 만나 설득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의 한 측근은 “갈등을 풀어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없다”면서 “한국당 대표의 자격이나 권한에 대한 한국당 당헌당규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단 공개 직후 자유한국당 시절 영입인사 10여 명과 논의를 거친 통합당 염동열 인재영입위원장은 입장문을 내고 “통합당 영입 가치를 전면 무시한 한국당 비례대표 공천 결과를 보니 매우 침통하고 우려스럽다”며 “한 대표와 최고위의 재심과 재논의를 통해 바로잡아 주실 것을 간곡히 소원한다”고 밝혔다.
한국당 측은 논란이 벌어지자 “아직 비례대표 안이 최종 확정이 아니며 최고위에서 논의 중”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한 대표는 “먼저 영입된 분들에 대한 특별대우는 없었고 객관적인 심사에 따라 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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