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前국무-매케인 보좌관 등 ‘슈퍼팩’ 만들어 지지활동 선언
여론조사 트럼프에 12%P 앞서 힐러리가 졌던 경합주 차지땐
백악관 주인 바뀔 가능성 커져
미국 집권 공화당의 반(反)트럼프 인사들이 11월 대선에서 야당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78)를 지원하는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을 출범했다. 17일 정치매체 액시오스 등은 조지 W 부시 정권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초기인 2017년 7월 백악관 공보국장에 임명됐다가 11일 만에 경질된 앤서니 스캐러무치,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고문의 남편인 변호사 조지 콘웨이, 2008년 대선의 공화당 후보였던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보좌진 등이 바이든을 지원하는 소위 ‘우파(Right Side)팩’을 설립했다고 전했다.
창립자 맷 보저스 전 오하이오주 공화당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공화당에 위협이라고 느끼는 당원들에게 바이든을 찍으라고 설득하겠다. 민주당원이 되려는 게 아니라 암덩어리를 잘라내고 공화당 재건을 시작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16년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후보에게 밉보여 의장 자리에서 축출됐다.
슈퍼팩은 각 후보의 선거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채 외곽에서 지지활동을 벌인다. 깐깐한 규제를 받아야 하는 캠프와 달리 합법적으로 무제한 모금이 가능해 미 선거를 ‘돈 잔치’로 만든 주범이란 비판도 받고 있다.
‘우파팩’ 참가자들은 자유무역, 동맹 중시 등 바이든의 온건중도 성향이 공화당의 전통적 가치와도 일치한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후 줄곧 보호무역과 미국우선주의를 외치며 유럽연합(EU) 등 전통 우방국과 첨예한 갈등을 빚어 왔다. 특히 아일랜드계 이민자 후손인 바이든이 독실한 가톨릭임을 강조해 공화당원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에 대한 마음의 부담을 덜어주는 전략을 펴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복음주의 개신교도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다.
우파팩은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접전 끝에 간신히 이긴 경합주 공략에 치중하기로 했다. 플로리다(선거인단 29명), 펜실베이니아(20명), 미시간(16명), 노스캐롤라이나(15명), 애리조나(11명), 위스콘신(10명) 6개 주는 대선 선거인단 538명 중 18.4%(99명)가 걸려 있을 뿐 아니라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접전 끝에 간신히 이긴 곳이다. 민주당이 올해 대선에서 이 지역을 탈환하면 백악관 주인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후보는 CNBC·체인지리서치가 12∼14일 6개 주 유권자 24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48%의 지지율로 트럼프 대통령(45%)을 따돌렸다. CNBC는 올해 3월만 해도 6개 주에서 트럼프 우세가 뚜렷했지만 최근 표심이 바이든 쪽으로 쏠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바이든은 17일 공개된 로이터·입소스 공동 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보다 13%포인트 많은 48%의 지지를 얻었다. 특히 친(親)트럼프 성향인 라스무센 여론조사에서도 12%포인트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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