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미술상 홍이현숙 작가 시상식
홍이현숙 “가장자리와 호흡하려는
박수근의 ‘면모’가 저와 좀 닮은 듯”
“가장자리에 있는 것들과 호흡하려는 박수근 선생님의 면모가 저와 좀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일찍이 개척하신 ‘까끌까끌’하고 개성적인 자신만의 스타일을 제가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강원 양구군 박수근미술관에서 14일 열린 제9회 박수근미술상 시상식에서 수상자 홍이현숙 작가(66)가 말했다. 그는 “내가 ‘혼자’라고 느끼고 있을 때 수상 소식이 큰 격려가 됐다”며 “작품 촬영을 많이 도와준 남편에게 그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1988년 활동을 시작한 홍이현숙 작가는 낙후되거나 사라지는 터전과 지역민의 삶을 고민하는 등 여성, 생태, 환경에 대한 공공미술 등을 선보여 왔다.
고 박수근 화백(1914∼1965)의 예술혼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박수근미술상은 동아일보와 양구군, 강원일보, 박수근미술관이 공동 주최한다. 임근혜 박수근미술상 심사위원장은 “주변부의 존재들을 예민하게 인지하는 홍이현숙 작가의 작업이 박 화백의 예술정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화백의 손자인 박진흥 박수근미술관 명예관장은 “기쁨, 슬픔, 분노, 희망을 담아 소시민적인 작품 활동을 이어온 홍이현숙, 노원희 작가(전년도 수상자)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며 “꿋꿋이 한 길을 이어온 작가님들의 작업에 이 상이 든든한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흥원 양구군수는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자신의 작품성을 지켜온 (홍이현숙 작가의) 고결함이 박 화백의 삶의 태도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홍이현숙 작가는 이날 박 화백의 작품 ‘아기 업은 소녀’(1963년)를 조각으로 만든 상패와 창작지원금 3000만 원을 받았다.
제8회 박수근미술상 수상자인 노원희 작가(76)의 개인전도 이날 개막했다. 노 작가는 박수근미술관 내 현대미술관과 파빌리온에서 ‘출몰무대’를 주제로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품위를 고찰할 수 있는 회화 등 작품 80여 점을 올 11월 3일까지 전시한다. 노 작가는 “전시를 준비하면서 ‘내 작품이 세상의 불안을 조금씩 들이쉬고 내쉬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며 “다소 심난하더라도 재미있게 봐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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